[종교, 아는 만큼 이해하며] 치명자산 산상성당의 타일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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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아는 만큼 이해하며] 치명자산 산상성당의 타일모자이크
  • 다산사숙
  • 승인 2016.04.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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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치명자산 산상성당 타일 모자이크

승암산 산상의 치명자성지 산상성당의 타일모자이크입니다. 유중철과 이순이의 동정부부순교를 묘사한 내용인데, 약간 비켜서 이 작품을 구현한 남용우 화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싸전다리 부근 목마른 사슴이 물가에서 목을 축이는 형상의 초록바위는 어린 남명희가 성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임을 당한 곳입니다. 그의 할아버지 남상교는 돈녕부동지사를 지낼 정도였으니, 오늘로 치면 청와대 비서실 정도에서 중요 직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남종삼은 남상교가 거둬들인 양아들로, 벼슬길이 천주교 신앙과 마찰을 빚을까봐 반대했던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현감까지 지냈던 분입니다.

1866년 병인박해에 남종삼은 서소문에서, 할아버지와 손자인 남상교와 남명희는 공주에 압송되었다가 함께 죽일 수 없어서, 손자인 남명희는 다시 전주로 압송된 다음 성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임을 당했으니, 삼대가 함께 멸한 셈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그 후손 중 한 명인 남용우 화백이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을 담아내니, 여성이 구현하기에는 고되고 힘든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조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완성했다는 후일담이 충분히 납득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타일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을 다시 느껴봅니다.

다산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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