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견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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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견디기
  • 신진철
  • 승인 2026.03.22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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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의 생활하는 시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무작정 견디기

-신진철
 

아직은 아침이 아니야
깊은 잠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새벽은 멀었거든

안개에 묻힌 희뿌연 앞산에
붉은 기미 비추면
겨우 동 틀 채비하는 거지

지금은 모두 잠들어야 하는
깊다란 한밤중이야

한치앞도 모르는 어둠속
절망과 휴식은
오히려 같은 뜻일지도 몰라
갈 곳 없을 때 길 잃었을 때
너무 지쳤을 때에는
좀 앉아서 쉬는 게 낫거든
그러면서 좀 훌쩍훌쩍거리든가
앙앙 우는 것도 괜찮더라고
그러면서 새벽 한번 맞아 봐

너는
끝날 줄 모르는 실망과 후회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맞이한 적 있는지

그렇다면 그대여
이제라도 아무런 기대없이
새벽을 기다려보지 않을래
아니지 기다리지도 말고
그냥 바라만 보든가

아직은 깊은 한밤중이니
다시 잠들어도 괜찮아
혹시 깨어나지 않더리도
뭐 그것대로 좋을 수도 있고
어쨌든 밤은 지나가게 될 테니까

혹독한 밤 지나면 그만큼
좋은 아침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다고 기다리자는 건 아냐
내 말 말고 니 꼴리는 대로
이 깊은 밤 한번 잘 견뎌 봐
실은 그럴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신진철 
충북 제천 덕산에서 일하며 시 짓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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