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의 시와 산문
저무는 강에 서서
-장진희
저무는 강 어머니
너무 많이 보고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배불리 먹었는데도
또 먹고 또 먹고
산해진미가 고역일 때까지
보고 들었습니다
채울수록 자꾸자꾸 저절로 차올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목에까지 차오른 것이
울음이었음을
어머니
강물을 마주하고서야 알았습니다
체머리를 흔들어도
손가락을 집어넣어 게워내도
어쩔 수 없어
저무는 강을 바라봅니다
강물이 흐릅니다
하루의 마지막 빛이 붉게 번지며 반짝입니다
당신 몸 버거운 빛은
왼종일 흘려보냅니다
어머니
당신 곁에 서 있습니다
미련한 네 다리를
강물에 묶어 둡니다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무주에서 진도, 지금은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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