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철의 생활하는 시
김장날 풍경
-신진철
골고루 잘 절여지는 건
쉬운 노릇이 아니군
젊어서 고생 사서 한다지만
견뎌낸 후에 보니
단련이 아닌 곯아버린 몸이듯
행복과 시련이 잘 섞여야
한 삶 맛이 든다지만
짠맛 매운맛 단맛 신맛
쓴맛까지 잘 버무려지기란
정말 어려운 노릇이다
밤에 찬바람 맞아가며
뒤집고 헹구었다지만
막상 버무리려니
이건 알맞은데 저건 짜고
깍두기도 삐뚤빼뚤 폼 안나고
그래도 잘 익어가다 보면
또 맛이 어우러지겠지
고생과 즐거움이 어우러져
그럭저럭 견디며 살아가듯
한 겨울 한 삶 살겠지
날도 맑고 춥지도 않고
김장하기 딱 좋은 늦가을날
다 정리하고 수육이나 삶아내
지난 한 해 뒤돌아 웃으며
또 한 잔 마셔 봐야지
신진철
충북 제천 덕산에서 일하며 시 짓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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