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퍼스트? 레이디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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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퍼스트? 레이디 퍼스트!
  • 김유철
  • 승인 2025.05.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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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의 時詩한 생각

 

 

교종 레오 14세의 즉위미사가 열린 5월 18일 로마의 하늘은 ‘성모성월’ 답게 푸르렀다. 각국의 축하사절과 20여만 명에 이르는 로마 순례자들은 기뻐하며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했다. 교종은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성 베드로 광장을 거쳐 군중들에게 다가갔다. 4월 21일 존경하고 사랑받던 교종 프란치스코가 선종한지 28일이 지났고, 콘클라베에서 신임 교종이 선출된 지 열흘째 되는 날이었으니 교회로서는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날이었다.

놀라움을 안겨준 것은 즉위미사였다. 말씀의 전례 제1독서자는 ‘뜻밖’에도 여성이었고 제2독서를 남성이 했다. 독서를 한 여성은 미사보를 쓰지 않은 생머리였다. 부제의 복음 낭독과 교종의 강론 말씀이 이어진 다음 신자들의 기도 첫째‧셋째‧다섯째의 낭송자는 역시 ‘뜻밖’에도 여성이었고, 둘째‧넷째 기도를 남성이 했다. 더욱이 다섯 번째 기도는 중국여성이 자국어로 했다. 신자들의 기도를 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특별한 예복을 입지 않았으며 당연히(!) 미사보를 쓰지 않았다. 사실 많은 나라에서 미사보를 쓰지 않은 것이 오래되었기에 ‘뜻밖’이라고 촌스럽게 표현했지만 분명 놀랍고, 흐뭇하고, 통쾌한 장면이었다.

한국천주교회의 큰 행사와 교구장 착좌와 같은 미사전례를 할 때 여성신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강요에 가까운 한복 의상과 미사보 착용이 잘못 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천주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고 예절이라고 접어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바티칸마저 교회의 가장 큰 구성원인 여성을 분명하게 대접 혹은 인정함과 동시에 ‘전례적’이 아닌 ‘전통적’ 미사보라는 형식을 중요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절감한다.

선종하신 교종 프란치스코는 2016년 6월 3일 예수성심대축일에 새로운 교령을 발표했었다. 그것은 성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미사의 격을 ‘기념일’에서 ‘축일’로 승격한 일이었다. 아울러 당시 바티칸 경신성사성은 교령 해설과 축일의 감사송을 소개했다. “감사송 본문은 그리스도의 두 가지 행위에 주목하게 합니다. 곧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심과 (중략) 사도 직무의 영예를 주심입니다. 감사송이 말하는 것은 (중략)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당신 자신을 마리아에게 분명하게 밝혀 주셨으며, 현재의 체험에 비추어 과거를 기억하도록 그를 이끄셨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랑하였고(dilexerat), 바라보았으며(viderat), 찾았고(quaesierat), 경배하였다.(adoraverat)’라는 네 동사로 요약됩니다.” 이는 명확하게 여성인 성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의미를 명토 박은 것이다.

그러나 한국천주교회가 바라본, 가르쳐 왔던 가르치고 있는 성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인식이 편협하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가톨릭대사전>에서 말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내용 일부이다. ‘갈릴래아 출신의 여자이며 고향 이름이 ‘막달라’이므로 마리아 막달레나 혹은 막달라의 여자 마리아라 불려진다. 매춘부였다는 전설이 있는 이 여자는 자신한테서 일곱 마귀를 쫓아 주신 예수께 감사하여 예수를 믿고 따랐는데... (하략)’ 아뿔사, 교회가 공식적인 사전에서 전설까지 인용하여 말하면 좀 심각해진다.

우리는 ‘여성’ 마리아 막달레나를 다시 찾아야 한다. 십자가 길 끝까지 주님을 따라간 여인, 십자가 아래에서 주님의 죽음을 목격하고 무덤까지 따라간 여인, 주간 첫 날 부활한 주님을 만난 첫 사람인 그가 ‘사도들의 사도’ 마리아 막달레나다. 여성에 대한 교회의 시각은 여기서 비롯해야 한다.

교회의 가장 큰 구성원인 여성
우리들의 어머니, 누이들
제대로 대접받고 당당하기를
주님과 함께 하는 자유 여성 만세
레이디 퍼스트?
레이디 퍼스트!

 

김유철 스테파노.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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