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의 시와 산문
들판 한가운데서
-장진희
무뢰한이 지배하는 나라
먼 산골까지
완장 찬 것들이 판을 치고
착하고 순한 것들
가만두지 않는
살기 어린 마을
집을 나와
들판을 가다
한가운데서 그만
어디로 가야 하나
길 잃은 대지
철 모르는 산벚도
일찌거니 아우성으로 꽃들 터지는데
세상의 모든 꽃들
차례를 잃고
한꺼번에 팡팡 터지는데
미세먼지 황사 어지러워
앞산도 막막
세상 천지가 막막
꽃이 부르는 곳으로도
갈 수가 없네
새벽별 산그림자 개울물소리
기운 모아
아침에 몸뚱이 하나 일으켜세워주더니
그 모두가 병이 깊은가
자꾸만 엎어지는
봄날 아침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무주에서 진도, 지금은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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