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학 신부의 "기도하고 공부하고 일하라"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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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학 신부의 "기도하고 공부하고 일하라" 1부
  • 가톨릭일꾼
  • 승인 2023.02.1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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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공부, 행동은 보통 단어들이 아닙니다. 이 세 가지로 세상과 교회를 보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면, 이미 성령의 이끄심에 따른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200년대에 의인 시메온이라 불리는 랍비가 한분이 계셨답니다. 그분은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이 세 개가 있다고 했지요. 성경공부와 기도 또는 예배, 그 다음이 형제애 또는 나눔의 실천입니다.

기원 후 70년에 유대전쟁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서, 유대인들은 다시한번 하느님께로 돌아가 자기네들의 전통을 재확인하는 종교회의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랍비 아키바와 랍비 트라폰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저 세 개의 기둥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는 겁니다.

랍비 아키바는 성경 연구 즉, 토라 연구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고, 랍비 트라폰은 기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겁니다. 결국 두 사람을 빼고 다른 랍비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내린 결론은 토라 연구, 곧 공부가 먼저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제일 중요한 건 기도인데, 기도가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 바로 공부라는 것입니다.

기도와 행동은 공부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루가복음 10장과 11장에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 세 개가 연이어 나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이야기’와 ‘마리아와 마르타 이야기’, 그리고 ‘주님의 기도’가 나옵니다. 형제애와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 그리고 기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랍비 아키바처럼 지혜와 공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건 중요성의 순서이지 시간적인 순서가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공부란 내가 제대로 기도하고 있는지,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판단할 근거를 갖는 것이어서 중요합니다.

제가 볼 때 당장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 곧 공부라고 봐요. 지금은 수도자들도 그렇고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활동가들도 일종의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수도자들에게는 기도만으로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로서 튼튼하고 건강하게 충만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활동가들 역시 행동만으로 뭐가 된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전부 난리예요. ‘활동가들을 위한 활동가’가 필요한 때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이들을 영성적으로 심화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한 거죠. 영성과 사회적 관심이나 실천이 따로 노는 게 문제입니다.

 

이연학 신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수도원 창설 소임을 받고 미얀마 삔우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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