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빵을 만드시고 부드러움을 만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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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빵을 만드시고 부드러움을 만드신다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21.06.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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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2월 27-28일

2월 27일

코네티컷 주의 스탬포드로 가는 길에 적다. 창밖을 내다 본다. 길은 춥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뚜껑이 없는 쓰레기로 가득찬 두 개의 통이 빗 속에 서 있을 뿐이다. 깨진 유리조각과 네 마리의 고양이가 먹이를 찾아 길을 헤매고 있다. 도시의 겨울은 황량하다.

길은 조용하다. 이른 아침에 차가 몇 대 지나간다. 한 외로운 나무가 길 모서리에 벌거벗은 채 서있다. 나무는 앙상하고 양분이 부족하며 벌거벗었다. 빌딩은 낡고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유리창들은 다 깨졌고 몇 달동안 갈아 끼우지도 않은 채다. 거리는 어둡다. 황폐함.

고속도로는 넓고 정확하다. 언덕과 초원을 잘라, 돌아가지도 않고 쉽게 가게 만든다. 그 위에는 침묵의 여행이,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말도 없이 사람들도 없이 홀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벽이 동터온다. 하루가 시작된다. 과거에 지나가 버린 것을 생각하고 다가올 미래를 그려본다. 가고 오는 장소들 간에 평화스러운 희망이 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조용한 시간이다. 여행을 기분좋게 하는 얼굴들을 생각하면서 이제 겨울은 단순히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변화의 시간이 되어 간다.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2월 28일

시골은 너무 아름다왔다. 나즈마한 언덕들, 울타리는 돌로 만들어져 있다. 맑은 공기! 오늘 말과 소를 보았다. 집은 조용하고 서너 사람과 식사를 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이곳에선 모든 것이 다르다.

침묵으로부터
말씀이신 예수가 오셨다.
분열과 다양함의 혼동속에 일치이신 예수가 오셨다.
나는 사막을 걷고 있었다(당신도 그렇치 않은가?)
저 멀리
사막의 안개와 아지랑이 속에
치유자이신 예수가 서 계셨다.
그분은
바위들에게 설교하시고
바람들에게 노래 하시고 계셨다.
그분은
빵을 만드시고
부드러움을 만드신다.
그분은
멀리 바라보시며
구름들에게 말씀하시고 계셨다.
그분은
지구가 둥근 것을 느끼고 계셨으며
평화로움 속에 울고 계셨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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