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와 우정을 나누는 '가톨릭일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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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와 우정을 나누는 '가톨릭일꾼의 날'
  • 신배경 기자
  • 승인 2019.08.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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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배경
사진=신배경

지난 8월24일 신촌 인문 카페 ‘엣꿈’에서 첫 “가톨릭일꾼의 날” 모임이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는 환대와 우정 속에서 일상의 거룩함과 사회복음화를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자리였다. 세미나와 강습회를 통해 자주 만나온 분들, 그동안 신문을 통해 “가톨릭일꾼”을 만나오다가 처음으로 모임에 참석하신 분, 거리미사에서 늘 마주쳤던 얼굴이 익숙한 분들, 거리가 멀어서 평소에 자주 볼 수 없었던 분들, 특히 멀리 창원에서 오신 분과 함께 각자 간단한 소개와 신앙 여정, “가톨릭일꾼”을 만난 계기 등을 이야기하며 만남의 기쁨을 나누었다.

한상봉 선생님의 <가톨릭일꾼의 영성>에 대한 강의를 통해 “취약함에 기초한 사회적 영성”과 “모든 이들이 성인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소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톨릭일꾼운동은 ‘기도하고, 공부하고, 행동하면서’ 배우고 깨달은 바를 삶 안에서 실천하는 성인됨의 길이다.

한국의 가톨릭일꾼운동은 현재 신문과 영성강좌 등을 통해 우리 신앙의 토대를 살피고 성인들의 삶을 반추하며, 연대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운동에 참여하는 모두가 각자 자신의 삶의 현장을 복음선포의 자리로 여기고, 일상 안에서 복음을 살아가는 것이다.

 

한편 초창기부터 가톨릭일꾼운동에 참여해 온 이송민 소피아 님은 <가톨릭일꾼이 복음을 만날 때>라는 주제로 “가톨릭일꾼”을 만난 뒤 일상에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나눠주셨다. 그분에게 무엇보다 충격적인 경험은 거리에서 노숙인을 만났을 때였다. 예전엔 그들에게 돈만 건네주었지만, 지금은 손을 잡아주며 온기를 함께 건네는 실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 <가톨릭일꾼> 신문을 나누어 주는 일도 한다. 본당 성가대 단장으로 일하면서, 신문에 실렸던 글을 성가대 회보에 싣기도 한다. 이처럼 가톨릭일꾼운동의 정신을 알리고, 그 영성의 홀씨가 널리 퍼지도록 애쓴다.

이날 특별 초대 손님으로 “민들레국수집” 서영남 선생님을 모셨다. 서영남 선생님은 “가톨릭일꾼”의 영성을 이미 오래전부터 삶의 현장에서 살고 계신 분으로, 노숙인들을 위한 밥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분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10만원 정도만 있으면 노숙인 한 명을 지금 당장 살릴 수 있다고 하시며, 맨 손으로 시작한 길이지만 돈이 없어서 해야 할 일을 못한 적은 없다고 하셨다.

"여유도 없지만 부족함도 없다"는 서영남 선생님은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만큼 채워지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콜카타의 마더 데레사 수녀님 또한 같은 이야기를 남기셨음이 떠올랐다. 주린 배를 채우게 하고, 죽어가는 이가 머물 곳이 생겨나고, 거리를 떠돌던 이가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변모가 기적이 아니고 무엇일까.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며 걷는 여정이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기적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닐까. 요한복음의 말씀처럼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제 삶에 대한 원칙은 간단해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인간을 존중하며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것입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일관된 마음가짐으로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잘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멍청하게 돈을 우선순위로 정하면 그것이 바로 인생에서 크게 실수하는 것이 되겠죠."

 

서영남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경험을 통해 "사랑은 생명을 살리는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 시간이었다.

이날 바자회에서 모인 수익금은 모두 의정부 <느티나무 공부방>에 전달하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하신 분은 물론이고,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도 물품을 기증해 주셨다. 박미경 효임골롬바 님은 손으로 직접 짠 수세미를 전달하려고 잠깐이지만 엣꿈에 들리기도 하였다. 나눔은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사랑은 사랑하는 이와 사랑받는 이, 모든 사람을 위한 길이다. 

첫번째 “가톨릭일꾼의 날” 행사를 마치며, 이날 함께 하신 분들이나 멀리서 마음으로 함께 한 일꾼들 모두 다음 “가톨릭일꾼의 날”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신배경 클라우디아
가톨릭일꾼 애니메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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