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아는 만큼 이해하며] 설선당 무쇠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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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아는 만큼 이해하며] 설선당 무쇠솥
  • 다산사숙
  • 승인 2016.05.0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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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내소사의 설선당(設禪堂)에 있는 무쇠솥은 사찰을 찾는 이들을 모두 놀라게 할 만큼 넉넉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 많은 식솔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베푼 무쇠솥에 놀라면서도 왜 하필 설선당일까 하는 것에 의문을 품습니다.

보통 당(堂)이 붙으면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려니 하고 이해가 되지만 선을 풀어내는 곳에서 밥을 짓고 그것을 나누었으니, 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를 그곳에 그런 이름을 붙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선에 이르는 하나의 질문과도 같이 머리에 맴돕니다.

금산사의 설법전(設法殿)은 더욱 그러합니다. 보통은 설법당(設法堂)인데 왜 금산사만 유독 깨달은 이들이 모셔진 곳에 붙이는 전(殿)을 붙였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처럼 나역시 그런 물음이 머릿속을 비켜가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런 것일지도. 밥을 함께 짓고 또한 먹는 것에서 진정 선이 시작된다는 것으로 알아들음직도 하고, 형상 없이도 법이 전해지는 곳에 이미 깨우침이 있다는 것으로 여겨봄직도 하지 않을까요. 하여튼 경계의 이쪽저쪽을 살며시 넘나드는 미묘한 신비가 담겨있는 언표가 여전히 이런저런 사색으로 빨려들게 합니다.

다산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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