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A. 존슨의 [신은 낙원에 머물지 않는다] 강독-16
여성신학자들은 “여성의 몸과 영혼에 폭력이 가해질 때 하느님의 영광이 모욕당한다”고 말한다. 이집트에서 노예들을 해방시키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예수를 살리신 거룩한 분은 지금도 삶의 충만함을 박탈당한 여성과 동행하신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서 남성 하느님의 이미지는 전통적으로 거룩하게 여겨져 왔는데, 이는 고위 성직자 이미지로서,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관계에 기초해 있다. 그동안 여성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가부장적인 하느님이 “자유롭고 잉태하고 창조하며, 자비로운” 하느님을 대체해 왔다. 이에 도전하는 여성들은 하느님을 ‘연인’(lover)으로 삼았는데, 이는 아가서의 남녀가 나란히 주도권을 갖고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패턴에 따른 것이다.
여성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주권자로서의 하느님, 즉 마치 힘없는 어린 소녀를 돌봐주고, 그 여아가 조용히 본분을 다할 때 가장 기뻐하는 아빠나 큰오빠 같은 하느님 대신에 모든 것을 넉넉하게 품는 사랑의 하느님을 강조했다. 이 사랑은 여성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의 고유한 자유 안에서 해방을 맛보게 한다.
그렇게 여성들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여성스러움을 충분히 신뢰하기 시작했다. 이제 하느님은 창조적인 힘, 돌보는 자, 벗으로 나타난다. 여성들의 기쁨, 슬픔, 감사, 분노 및 세상을 바꿀 그들의 능력을 소중히 여기는 반려자가 되신다.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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