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의 사내
-장진희
한 사내가 운다
한잔 술에 흥도 오르고
노래도 불러쌌길래
멀쩡한 줄 알았더니
석잔 넉잔 여러 잔
새벽이 지나도록 부어 마시고
기어이 펑펑 운다
그때 같이 죽었어야 해
광주를 지킵시다 시민들이여 도청으로 모입시다
가두방송 외치는 소리를 들었는데도
나가지 못했어
형도 아우도 친구도 다 죽었어
나만 살아 남았어
나는 비겁한 놈이야
죽어야 해
죽고 싶어
산 목숨은 살아야 하는 게 본분이야
죽지 마
그럼 죽은 사람들은!
죽을 줄 알면서 도청으로 갔던 사람들은!
스무살 청년이
환갑 넘은 나이가 되도록
죽지 못해 괴로운 사내
밤새 울다
동터오고
아침 새소리 분주해지자
옆으로 쓰러져 누운
오월의 사내
이 봄 내내
가슴에 들어차던 울음은
이 사내에게 얹혀 있던 눈물 때문이었을까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무주에서 진도, 지금은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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