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에 메마른 낙엽들이 공원 거리를 휘적휘적 굴러다닙니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빨간 광채가 아롱아롱 빛납니다.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움을 터트립니다.
“공기도 탁한데, 소음도 심한데, 햇빛도 부족한데 도심에서 산수유 열매가 열렸구나!”
신기해서 한참을 바라보다 슬며시 묻습니다.
“발걸음 바쁜 도시인들은 눈길도 안주는데 얼굴을 왜 붉히니?” 산수유 열매들이 바람에 온 몸을 흔들며 종소리를 울립니다. “달그랑, 달그랑. 달그랑, 달그랑”
저물어 가는 12월, 한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다가오는 새해를 어떻게 살 것인지 살펴보라고 겸손하게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이선 李線 프란치스카
서강미술가회 전시 참여작가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아" 하고
부르시는 성모님과 동행하는
펜 그림 작가.
<왜 그토록 사랑했을까>(바른북스, 2019)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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