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성찬례, 변혁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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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성찬례, 변혁의 도구
  • 참사람되어
  • 승인 2017.06.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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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례의 사회적 의미-8

성찬례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작업은 단순히 거행하는 방식이라든가 성가, 언어, 예식 등 외적인 표현에 대하여 어떤 작은 변화를 가져오자는 것이 아니다. 성찬례를 거행하는 공동체가 서로와 사회에 더욱 더 깊이 투신할수록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찬례 거행 자체에만 너무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세상 전체와 깊은 연관을 맺는 진정한 나눔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따라서 성찬례의 공동체는 깨어있고 성찰하며 활동 중심적이어야 한다. 우연히 예식에만 참여하기 위하여 모여든 개인들의 집단에 불과해서는 안된다. 의미있는 성찬례는 그러므로 자유와 자발성, 상호 인간적인 교류, 순수함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사랑과 정의의 참 인간관계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수 천의 신자들이 모인 본당에서는 의미있고 신뢰로 가득찬 성찬례의 공동체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본당은 이제 행정적인 구분의 성격이 더욱 짙어졌으며, 이것은 교회법적인 일치를 지속시키는 데에는 유효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가치관을 위하여 함께 자신들의 생명을 바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아닌 것이다. 큰 본당들은 효과적인 자기성찰, 사회분석, 대화, 행동을 추진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도 우리의 갈길은 멀다.

사진출처=pixabay.com

예수께서는 복잡한 유대의 해방절 의식을 단순하고도 의미깊은 공동체의 재일치 의식으로 변화시키셨다. 이 새로운 의식은 개인과 공동체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졌다. 사도행전의 이야기들은 이 사실을 증언해 주고 있다.

매 주일 수 억의 인구들이 성찬례에 참여하고 있다. 아마도 이 세계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예식에 참여하는 것은 주일미사 뿐일 것이다. 만일 이러한 성찬례가 나눔을 통하여 진정한 일치의 성사로 되살아 난다면, 그리스도인들간에 가장 근본적인 삶의 변혁을 가능케 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께서 가르친 것을 그대로 실천하다면 세상의 많은 문제들이 구조적이며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성찬례의 쇄신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근본적인 메시지에 더욱 더 충실하게 투신할 때에 비로서 가능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비주의에 죽을 때, 권력과 특권추구를 그만 둘때에, 구조적인 이기심을 버릴때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성찬례는 이처럼 개인과 구조를 끊임없이 정화시키는 과정이 되어야하며 바라건대 성찬례를 통하여 인간적인 잠재력의 한계내에서 보다 풍요로운 상호관계가 이루어지고 하느님의 약속된 나라에 더 가까이 가게 되기를 바라뿐이다.

지금까지 말한 의미에서 본다면,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변화된 오늘날의 전례는 더욱 많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초기의 전례는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개인의 구원, 성전 건립 등에 주력했었으나 우리는 지금 세상의 새로운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즉,

- 자유와 책임감을 지닌 개인으로서의 완성
- 인류 사회에 정의, 진리, 자유, 사랑, 평등 그리고 평화의 가치실현
- 새로운 세계질서와 새로운 인간성 회복
- 비 그리스도교적 영감인 타 종교, 문화, 이념과의 대화
- 인간과 세상에 봉사하기 위한 그리스도 공동체의 성장

이러한 것들은 깊은 개인적 또한 상호적 성찰, 새로운 신학적 안목, 사회 정치적 분석과 의견, 행동과 평가, 동맹세력의 결성, 위험과 모험부담, 새로운 생활방식, 새로운 그리스도 공동체, 개인과 공동체의 영성 등을 요구한다. 전례가 이렇게 다양한 인간의 영적 요구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세상이 교회에 이러한 것들을 요구해 올 때 우리는 일상생활의 현실 속에서 절대자와의 더욱 깊은 일치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역사의 표징으로서 환영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이미 교회 안으로 들어왔으며 세상 사람들의 문제에 교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성찬례의 의미를 생활 속에서 실천합시다.

*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부서진 빵 -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서 가난한 이들에 가까이 살아갑시다. 그들과 개인적으로 공동체적으로 친구가 됩시다.

*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부서진 빵 - 부활하신 예수님은 남녀노소, 학력, 금력, 권력의 차별없이 모든 이들을 감싸 주십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 소외되는 이들의 권리와 존엄성, 평등을 추구합시다.

* 일치와 화해의 성사 - 서로 결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친교를 다집시다. 공동체원들간에 일치를 위해 합시다.

* 정의의 성사 - 우리가 알아채리지 못한 불의한 상황과 그 속에서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또한 불의한 구조에 대항하여 행동합시다. 우리 자신과 이웃에게 정의가 복음의 핵심적인 메시지요 가치관임을 알리고 배웁시다.

* 평화의 성사 -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행동력을 서로서로 키워 줍시다. 평화가 회복되어야 할 상황에 대하여 필요한 행동을 합시다. 우리 자신과 이웃이 평화의 정신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원합시다.

* 사랑과 자기희생의 성사 - 예수님께서 당신을 희생하신 것처럼 공동체 안팎에서 사도가 됩시다. 그리고 사도직 활동을 하는 개인들과 그룹들을 지원합시다.

* 생명의 양식 - 성찬례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 사는데에 필요한 힘과 양분을 줍니다.

* 죽음과 부활의 성사 - 예기치 않은 사건들, 위험들, 예기치 않는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끊임없는 자기 죽음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자기 죽음은 부활을 가져오지만 고통이 따라 옵니다.

* 하느님 백성의 잔치로서의 성사 - 성찬례를 통하여 우리는 삶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증언합니다. 파멸로 치닫는 무서운 세상 한 가운데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성찬례의 시로서 기념하는 것입니다.

* 자유와 삶의 완성으로서의 성사 - 우리는 세상에 대한 비젼, 인간적 영적 성장에 대하여 서로 나누며 살아갑니다. 각자에게 자신의 삶을 보다 복음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희망의 성사 - 우리는 뿌리로부터 흔들리는 혼동의 문화 속에서 살며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성찬례는 역사 속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다시 상기하게 하며 꺼질 수 없는 희망을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출처] 참사람되어 1996년 11월호
[원출처] <하나되어> 1988년 8월(제19호)~1989년 6월(제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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