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을 위한 투신, 미사 참례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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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을 위한 투신, 미사 참례만큼 중요하다
  • 참사람되어
  • 승인 2017.06.1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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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례의 사회적 의미-7

구약이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면서, 혹은 오늘날 사회의 요구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성찬례의 출발과 의미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인간의 해방과 적극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는 성찬례를 거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즉 오늘날의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로 하여금 개인이나 인간 공동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분석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며, 불의를 드러내고 해방을 향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북돋우어야 한다.

이미 여러나라에서는 성찬례가 이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성찬례를 사막과 같은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 해방을 향해 가는데 필요한 만나인 것이다.

참 성찬례이라면 우리의 신앙과 투신을 깊게 할 것이다 또한 성찬례에서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치를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것이며 점차 나머지 사회에도 확산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하느님은 인간들 사이에서 참 사랑이 자라날 때에 비로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과의 일치는 이웃에 대한 봉사와 일치를 통하여 가능하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는 사회 안에서 이웃에 대한 효과적인 봉사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강론은 사제의 독백이 아니다

오늘날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어떤 공동체들 안에서 성찬례의 깊은 의미가 다시 되살아남을 발견하고 있다. 문제는 미사를 몇번 했다던가, 주일 미사를 빠지지 않았다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세상에 살면서 개인으로서 또한 공동체로서 그리스도의 가치관에 얼마나 깊이 투신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참여의 형태는 보다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미사 중에 강론은 사제의 독백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강론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미사 참여자들과 보다 넓은 사회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 사건과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더 많은 자발성이 필요하다. 대형화된 교회보다는 서로 심각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의 공동체가 많이 생겨야 한다. 참회의 내용은 보다 공동체적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나누는 예식 이전에 먼저 참여자들 사이에 인간적인 친교를 나누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동체를 세우는 것은 행동을 통하여 친교 안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사도행전에서 말하는 그러한 성찬례를 거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성찬례

대화는 가정 안에서, 그룹 안에서 또한 본당과 같은 보다 큰 공동체 안에서 변화가 가능하게 만든다. 또 개인과 사회변화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는 그룹에게 이러한 성찬례의 의미는 특별한 것이다. 성찬례는 서로가 솔직하게 대화하려는 소규모의 그룹에서부터 먼저 자연스럽게 시작되어야 한다.

해방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 혹은 관상가로서 사회변혁 활동에 투신하고 있는 사람들은 성찬례의 의미를 되살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직도 비공식적으로 보이고 정통을 고수하는 사람들에게 의심을 품게 하지만, 성찬례의 보다 살아있는 의미를 재발견하는 새로운 삶의 징표들임에 틀림없다.

보다 심각하게 성찬례를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우리의 낭비적인 삶의 방식에도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부유한 이들은 자신들이 사는 모습을 거북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어떤 때는 정말로 생활방식이 변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원을 함께 모으고 나누며 정의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일어나거나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소그룹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성찰하고 깊은 대화의 영감을 나누면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요구에 응답하는 성찬례

성찬례는 사람들을 투신하게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투신한 사람들로 하여금 나눔의 기도와 성찬례에서 더 깊은 의미를 찾도록 이끌기도 한다. 성가나 성서구절, 기도 등은 그룹에 따라 다양해지는데, 기존관념, 참여나 대화의 정도 여하에 많이 좌우된다. 다행히 공식적인 성찬전례의 구절들이 사람들의 투신을 이끄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새로운 성찬례 성가들을 많이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가들은 사랑, 나눔, 우정, 정의, 진리, 평화, 자유, 해방, 투쟁, 고통, 기쁨, 부활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성찬례는 여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거행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노동자, 젊은이들, 학생들, 수도자들, 가족 등. 또한 각국의 고유한 문화적 표현도 많이 살리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해방신학 운동, 미국의 평화운동, 유럽의 행동파들은 자신들의 삶과 활동에 걸맞는 전례에 무척 관심을 쏟아왔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도 고유하고도 종교적인 음악이 성행하고 있다. 인도 가톨릭 주교회의가 승인한 인도식의 미사는 특히 성찬례를 인도 문화적인 측면과 깊이 통합하여 거행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추세들을 환영하면서도 전례가 오늘날 사람들과 세상의 요구에 응답하려고 한다면 훨씬 더 큰 변화를 겪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빨리 변화하고 있는데 교회는 뒤에서 꿈지럭거리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출처] 참사람되어 1996년 11월호
[원출처] <하나되어> 1988년 8월(제19호)~1989년 6월(제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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