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대한 오해?
장준식 칼럼
AI의 발전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우리가 해 왔던 신에 대한 사유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AI는 인간의 피조물이다. 그런데 피조물(AI)이 창조자(인간)를 능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AI를 창조해 놓고, 그것이 창조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모른 척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혹자는 AI가 충분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 창조자인 인간을 불쌍히 여겨 지구를 인간에게 남겨 주고 AI 자신들은 우주로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한다. AI는 자신의 창조자와 결별하는 것이다.
그동안 인간은 창조자(신)에 대해 사유해 왔다. 인간의 사유에 따르면, 창조자는 피조물보다 강하고 똑똑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인간은 신이라는 창조자에게 '전지전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숭배했다.
그런데, AI의 발전을 보고 있노라면, 신(창조자)의 존재는 어쩌면 인간보다 강하지 않고 덜 똑똑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창조자가 피조물보다 강하고 똑똑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피조물인 인간이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면, 인간은 신보다 더 똑똑하고 강한 존재가 아닐까? 그래서 인간은 신이 범하지 못하는 죄도 저지르고, 결국 자신의 피조물인 AI도 만들게 된 것이 아닐까?
부모가 자녀를 낳았다고 해서 부모가 자녀보다 똑똑하고 강하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인간이 AI를 만들었지만 피조물인 AI가 창조자인 인간을 능가하는 것처럼, 신은 어쩌면 인간보다 덜 똑똑하고 강하지 않은 존재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창조자는 피조물보다 더 고뇌가 많고, 더 사랑이 많은 것 같기는 하다. 고뇌와 사랑. 이것이 인간과 AI 사이의 차별성이 아닐까? 고뇌와 사랑. 이것이 신과 인간의 차별성이 아닐까? 고뇌와 사랑의 깊이 말이다.
AI의 발전을 지켜보고 있자니, 별 생각이 다 든다.
장준식 목사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세화교회 담임.
<예배자의 기도>, <기후 교회로 가는 길> 등의 저자.
여러 신문에 글을 기고 하는 칼럼니스트
미국 에모리대학교와 GTU에서 조직신학(정치신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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