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밤나무 숲에서
신진철의 생활하는 시
2026-09-28 신진철
새벽, 밤나무 숲에서
-신진철
새벽 어스름 밤나무 숲에서는
토닥토닥 기다림이 떨구어집니다
맹렬하던 한여름 불볕도
세월이 흐르다 보니 누그러지고
아무 말없이 버텨왔던 봄과 여름이
가을볕에 익어 투덕이며 몸을 떨굽니다
벌레에 파먹힌 아이들도 있고
등껍질이 터져나간 아이들도 있을테지만
이젠 모두 아둥바둥 대지않고
똑같이 미련을 내려놓은듯 합니다
그들이 떨군 그 미련덩어리
제 주머니에 몇 톨 줏어 넣었습니다
밤나무에겐 놓여남이었겠지만
제게는 또다른 기쁨일 수도 있겠네요
오늘은 좋은 가을날입니다
밤나무 숲은 아직 어둡지만
동녘은 푸르게 밝아오고
태양은 붉게 어둠을 사르려는
아주 선선한 새벽입니다
신진철
충북 제천 덕산에서 일하며 시 짓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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