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도서관이 어디에 있습니까?”

김유철의 時詩한 생각

2025-06-16     김유철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025년 4월 23일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4’를 펴냈다. 자료를 살펴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에서 집계한 신자 수는 5,997,654명이니 600만 명 천주교인 시대인 것이다.

조선 정조시절인 1784년부터 240여년의 연륜을 쌓아온 한국천주교회는 ‘한국 근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종교’로 평가받고 있다.(2012년 한국 근현대 가톨릭연구단 조사 결과) 조선시대 종교박해 · 일제강점기 친일행위· 해방이후 산업화 및 민주화 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천주교회는 ‘연구대상’ 임에 틀림없다.

그 세월동안 국내외적으로 많은 천주교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천주교인과 일반인들에게 많이 소개 되었으며 그들의 서적을 비롯한 여러 자료들은 찬반여부를 떠나 소중한 공공재로서 현재와 미래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자료들을 교회는 어떻게 보관하고 전달하고 있으며 사용하고 있는 지에 대한 물음이다. 물음의 최종 종착점은 딱 하나이다.

“가톨릭도서관이 어디에 있습니까?”

누구라도 신학서적은 물론이고 교회 관련 자료를 찾아보려면 사실 좀 막막하다. 본당마다 ‘약간’의 도서가 여러 형태가 비치되어 있고, 교구마다 ‘접근 한계’가 있는 자료실이 있고, 특성화된 연구소마다 ‘특수’한 자료가 있고, 신학교마다 ‘저 멀리’ 도서관이 있고, 이런 저런 교육관에 ‘형편껏’ 도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말하자면 가톨릭도서관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은 여기로 오세요!’라고 내세울 도서관이 전국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앞에 인용한대로 600만 명의 천주교인 시대이지 않는가. AI시대라는 말에 걸맞기까지 원하지는 않지만 종이책·전자책·동영상·각종 문헌·주교회의 회보 및 전국위원회 자료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것을 집대성 한 도서관을 이제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제안하는 것이다.

한국천주교회 16개 교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의 교구와 이후의 교구로 나뉠 수 있다. 그러기에 각 교구별 자료도 특색 지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또한 전국에 산재한 1,789개 본당의 상당수는 설립 100년 이하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본당은 본당대로, 교구는 교구대로, 주교회의는 주교회의대로 도서관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할 일이다.

예산이 문제라고요? 아니죠! 책과 자료와 역사에 대한 의식이 문제인 것이다. 수(십)억이 들어가는 티 나는 행사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티 나지 않는 도서관 건립이다. “한국천주교회에 가톨릭도서관이 있습니까?”하고 누군가 묻을 때 “예”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면 그것은 ‘길’을 알려주는 일이다. 주님께 가는 길!

해가 질 무렵 누군가 말했다.
“따라오는 사람들 먹을 것을 줘야 하는 때...”
그가 말했다.
“우리가 먹을 것을 주면 안 될까요?”
“아이고, 선생님.
날도 저물고, 가게도 멀고, 돈이 얼마나 드는데
세상 물정도 모르고 말하십니까?”
세상 물정을 모르는 그를 우리는 주님이라 부르고
이 말씀을 복음이라 읽는다.

 

김유철 스테파노.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