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재, 어떻게 나누어 쓸까요?

4월 7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심현주 복음묵상

2025-04-07     가톨릭일꾼
사진출처=pixabay.com

이 세상의 재화를 어떻게 나누어 사용할지에 대한 문제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고민거리일 겁니다. 13세기에 토마스 아퀴나스도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아퀴나스에 따르면, 이 세상 모든 재화의 주인은 창조주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번성하길 바라며, 자신의 창조물을 인간에게 넘겨주었습니다.(창세 1,28참조) 그러니 이 세상의 재화는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재화”인 겁니다.

산업사회에서 재화를 분배하는 방식은 ‘노동’에 따르는 것입니다. 노동은 분명 생존을 위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이를 반박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노동이 소득획득의 수단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산업사회에서 노동이 신성한 기본권으로 천명되었다는 것입니다. 독일의 기업가 괴츠 베르너는 사람의 존엄한 삶을 위해서라면 ‘노동’이 아니라 ‘소득’이 기본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노동권은 사실상 생존에 대한 기본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분배정의를 ‘공유재’에 두고 있습니다. ‘지구 및 생태계가 인류의 공유자산’, 한 나라의 부는 모든 이전 세대들의 기여로부터 발생한 것이라는 ‘자연 및 사회역사적 공유재’, ‘생산물은 집단 노동의 산물’ 등이라는 논거를 말합니다.

이들은 기본소득 지지자들인데, 단연코 분배정의를 새로운 관점으로 고민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을 겪고 있으니, 기존의 분배방식이 모두 우리에게 적합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동시대인은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공유재인 ‘경제적 부와 사회적 발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공유자산을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어야 공정한 것이 아닐까요?

저는 적어도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복지나 사회보장제도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저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가능한 많이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심현주(율리안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가톨릭 신학과에서 사회윤리를 전공하고, “글로벌 문화와 지역 문화 간의 관계”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현재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대우교수,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독일 Ordo Socialis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