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부모)의 부재는 잃어버린 아들(아이)을 만든다
4월 2일 사순제4주간 수요일 김정대 신부 복음묵상 ( 5,17-30)
얼마 전 동료 신부가 신문 칼럼 란에 기고한 글을 읽으며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요즘 강남을 중심으로 아이들을 유명 영어학원에 들여보내기 위한 ‘7세 고시’가 유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교육환경은 아이들에게 서로 협동하며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양육이 아니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정서적으로 사랑과 신뢰의 감정을 발달시킨다. 그런데 ‘7세 고시’와 같은 환경은 아이들에게 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조건적 사랑을 배우게 한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로부터의 신뢰를 경험하지 못한다. 신뢰의 감정을 키우지 못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증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감추거나 드러나지 못하도록 검열한다. 피곤한 삶이다.
오늘 복음(요한 5,17-30)에서 예수와 하느님 사이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를 볼 수 있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주신다.”(5,20) 예수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불렀다. 예수를 아버지(하느님)처럼 살도록 하는 힘은 ‘사랑’이다. 오늘 첫 번째 독서는 그 사랑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야 49,15) 엄마와 아이 사이의 관계에는 사랑이 존재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의 사랑은 인간의 약함으로 인하여 변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당신 백성에 대한 사랑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아빠의 부재는 일어버린 아들을 만든다.” 아빠(부모)에 대한 영적 정서적 부재를 경험한 사람은 삶의 중심을 잃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타인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사랑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하기 쉽다.
김정대 신부
예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