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말들 묶어 두고 말간 숨만 나오라

장진희의 시와 산문

2022-05-03     가톨릭일꾼
사진출처=pixabay.com

밤 비

-장진희

 

세상의 모든 말들
떠도는 방
창호지를 때리며
밤새 굵은 비 내린다

자라
말들은 자라
숨결만 곱게 살고

물기 털고 날아오른
아침 새들이 부른다
불어난 개울물이
큰소리로 부른다

족쇄는 풀어서
세상의 모든 말들 묶어 두고
가벼운 발걸음만 나오라
말간 숨만 나오라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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