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인 시인, 기적처럼 그의 몽유시처럼 부풀었던 배가 가라앉고
장진희의 시와 산문
"장진희의 독거도 미역귀에는 세상 모든 어미들의 질긴소망
피에타
자비를 베푸소서
담겼으니
그대의 시집 강추합니다."
엊그제 카톡으로 이런 문자를 보내온 박남인 시인.
그가 이번 4.16 때 팽목에
복수 찬 배불뚝이
난민촌 아이처럼 깡마른 몸을 가누고 나와
시를 낭송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적처럼
그의 꿈결 같은
몽유 시들처럼
부풀었던 배가 가라앉고
몸에는 살도 좀 붙어
갯샘 앞 청자네서
언제나처럼
막걸리 한 사발 앞에 놓고
기양
고사만 지낸다 하더라도
죽림 바닷가 솔밭 보건소 그의 아내 명수 씨와
바쁘게 재잘대던 그림
속에 같이 앉을 수 있기를!
그가 페북에 올린 글입니다.
장진희와 질그릇
-박남인
너는 언제나 오돌오돌한 미역귀와
제자리에서 아리랑 시치미를 떼고 온다
장날 붕어빵봉지에 매달린 찔레꽃
시궁창에서 철사줄로 튀밥장수 한나절 수입 지폐를 꽂아올리던
진희 소전막걸리집 갈포래
솔바람 싹 지운 입살로 아직도 가슴깊이 접힌 당신의 시집 짭짤한 한 뭇의 표지강계 솔숲에서 간 밤 노숙하던 별자리와 그릇이 비어있을 때 오래된 충만감이 온다 조금난리 장날 길타래를 풀고
지리산 장돌뱅이의 새벽 갈증을 식혀주었을 한 모금의 진양조 금갑만호 막걸리여
아무런 수식도 문양도 굽도 없이 노자의 묵은 철학적 비유가 율려로 멤돈다
한 때는 내 하루의 첫 세상 입맞춤
단무지잠을 헹구는 주모가 새로 담근 열무김치나 두부국을 담고
마주하던 너 진희낭자
국물이 탁자로 흐를 때마다 나는
대성동 축대밑으로 숨던 누이와
어머니의 비손이 별빛을 모으던 곳
양은 그릇 애기똥풀 건지뜨는
부질없는 세상 욕망이 이그러지고 호미질선수 성숙이 시금치 한 단 깔아놓으면 바람세다 섬살이 도리없네
모서리 닳은 둘레밥상 젓가락 장단에
온 몸이 바래지도록 네 입술 거친 숨결을 씻겨주던 앞산 급창둠벙
삼별초 여인들의 북소리 가득하다
여귀산 시향골에 노을든다
아기장수 탯줄 끊은 억새풀잎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눕는다.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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