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정길 대주교의 편지

2020-12-13     닐숨 박춘식

고 서정길 대주교의 편지

-닐숨 박춘식

 

1970년쯤,
한 젊은 군종 신부 편지에, 답신의 끝부분
- 우리가 성직자로써 세상에 남길 것이
- 남을 위한 수고와 노력뿐이올시다
- 서대주교 올림

노송의 밑둥 같은 묵직한 인상,
어느 주교보다 내심 사제를 무척이나 아끼며
교회의 듬직하고 큰 돌기둥이었다고 합니다
이승에 무어든 하나쯤 남기려고 악쓰며
종교지도자까지 더러 설치는 틈새에서
사제가 남길 것을 명시한 글을 깊이 쳐다봅니다
어느 맑은 날 ‘남을 위한 노력’을 중얼거리며
대주교 묘소에 가서 감사 ‘올림’을 드리고 싶습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0년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