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랑의 손님도 이젠 기대할 수 없겠지

2019-12-13     조희선
사진출처=pixabay.com

중년 이후

-조희선

 

앞으로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는 일
깊은 밤까지 잠 못 들며 뒤채는 일
가슴 설레는 일은 없을지도 몰라.

폭풍같은 운명으로 찾아오는 낯선 사랑의 손님도
이제는 기대할 수 없겠지.

그래도 괜찮아.
양지녘 햇볕 한 줌 온기
있는 듯 없는 듯 야트막한 담장 사이로
눈길, 손길 마주치면
다사로이 웃어주는 이웃들이 있으니.

바람 따라 춤을 추거나
씽씽 달음박질을 할 순 없어도
다문다문 이야기 나누며 걸어갈 수 있으면 돼.

남은 인생.  

 

조희선
시인. 청주 거주. <거부할 수 없는 사람>,
<타요춤을 아시나요> 등 시집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