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명상여행] 위빠사나, 멈추기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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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명상여행] 위빠사나, 멈추기 춤
  • 재마 스님
  • 승인 2016.12.20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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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재마

안녕하세요?
오늘은 2016년을 보내면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나 습관, 경험을 떠나보내는 소마명상여행을 안내할까 합니다.

저는 예민한 청각을 갖고 있어서 소리에 반응을 잘해 오랫동안 소리로 인해 불편을 경험했었습니다. 특히 공동생활을 할 때 시끄러운 소리, 제가 원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습니다. 또한 그 소리를 내는 원인인 사람들이나 환경에게로 불평을 쏟아내면서 미운 감정이 일어나는 것이 참 불편했었습니다. 특히 밤에 코를 고는 사람이 옆에서 자거나, 이를 가는 소리를 들을 때, 심하면 잠을 거의 못잔 것 같아 낮이면 불평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다녔습니다.

또한 제가 어떤 것을 보면, 그것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해석하면서 그 행동의 의도까지 짚어보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의 상상과 추론임에도 사실인 것 같은 착각을 하는 잘못된 습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대중(공동)생활을 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좋아하고 제가 싫어하는 것은 거부하면서 상황을 제가 원하는 쪽으로 만들어가려고 애를 쓰니까 힘들었던 것입니다. 사는 날들이 편안하지 않은, 작은 고통의 연속이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에 저는 마하시 전통의 위빠사나(vipassanā) 21일 집중수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빠사나의 위(vi)는 ‘분별, 해체하다’는 뜻이 있고, 빠사나(passsnā)는 ‘보다, 보기’라는 뜻으로 합성된 단어입니다. 분별하고 해체해서 관찰하는 수행법이지요. 우리는 보통 사실과 생각과 감정이나 의도를 따로 분별하지 않고 한꺼번에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과 생각을 분리하여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새로운 통찰을 경험합니다. 그때 저도 커다란 경험을 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제가 듣고, 보고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때 생겨났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제가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보이고 들리는 것이라는 제 자신의 감각인식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겪는 불편함과 고통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외부에서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인식변화의 출발은 제가 보고 듣는 것은 제가 선택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고 신기하게도 고통이 줄어들었습니다.

이후 저는 소리에 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었고,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도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대신에 일어난 것을 그대로 보려고 애쓰면서 편안하게 되었습니다. 그 예로 얼마쯤 지나 단체로 연수를 가서 한 방에서 여러 명이 잠을 자게 되었는데, 몇 분이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 잤다고 아침에 하소연을 하셨는데, 저는 바로 옆에서도 너무 잘 잤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었습니다. 이후로는 공동생활을 하면서도 아주 잘 자는 편입니다.

이때 제가 반복했던 수행법을 잠깐 알려드리면 보고 듣는 것의 주체는 자신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소리가 있지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또한 같은 공간에 있어도 여러 사람이 듣는 소리가 다릅니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 듣는 것을 선택하거나 한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첫째, 듣고 보는 것은 내가 선택한다는 것을 받아들입니다. 둘째,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들 때는 “들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들리는 순간 멈춥니다. 더 이상 느낌이나 생각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지요.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보임”하면서 멈춥니다.

습관의 힘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곧바로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든다면 “생각”, “느낌” 이라든가 “일어남”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더 이상 확장하는 것을 멈추는 시도를 해봅니다. 그리고 조금 익숙해지면 “들음”, “봄”, “일어남” 등의 단어로 멈추는 습관을 가져보면 신기하게도 자신의 평가나 판단, 해석으로 사실을 덧입히지 않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번 한 주간은 보는 것과 듣는 것,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움직임이라는 걸 의식해 보세요. 나는 어디로, 어느 방향으로 자주 시선을 향하는지, 귀는 어디로 열고 있는지 알아차려 보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물이나 환경은 무엇인가요? 얼마나 바라보고 계신가요? 고개를 돌려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는 어떤 것들을 보고 싶어 하는가요?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습관적인 패턴을 자각할 때 멈추는 것을 움직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멈추는 동작으로 한 번 실험해 보실래요? 가능하시다면 한 시간 단위로 알람을 맞춰놓고 알람이 울리면 하던 동작이나 생각을 멈추고 눈을 감고 호흡으로 돌아가는 것을 약 30초에서 1분 정도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호흡으로 돌아가 생명을 의식하고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리고 다시 눈을 뜰 때는 눈꺼풀을 천천히 열면서 빛을 초대하고, 어떤 사물이나 환경을 볼지 의도를 가지고 눈을 떠보시길 권합니다.

움직임으로 깨어 있는 낮 시간 동안 하루에 10번 정도 실천해보신다면 일주일이면 70번 정도가 되겠네요. 3주 정도가 지나면 하나의 습관이 된다고 하니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해보시길 권합니다. 하시다 보면 우리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 고통과 불편함을 멈추고, 보다 여유로워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내 삶의 모든 경험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는 고통과 불편함의 원인도 외부가 아닌 나 자신의 인식에서부터 비롯함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많은 부분 내가 세상을 인식하고 경험하고 바라보는 방식에 의해 고통 받습니다. 세상의 고통에 기꺼이 함께 머무르고 고통을 변화시키고자 고통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연민심으로 보살의 삶을 사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때 고통은 내가 기꺼이 원하고 받아들인 것이기에 고통이 아니라 은총이며 자원이 됩니다.

기쁨도 고통도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내 삶의 주인이 되는 한 주간을 보내시길 빕니다. 


재마 스님
소마명상여행 길잡이, 중앙승가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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