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보름달
저 달 68년만에 제일 크다는데
그러니까 지구와 가장 가깝다는데
구름으로 온통 하늘 덮어도
그 밝음 다 가리긴 어림도 없지
그 밝음 구름으로 가리려 애쓰다가
가끔 한 방울씩 비 떨어져도
힘겹게 구름 헤쳐 헤쳐 나가며
저 달은 제 갈 길 부지런히 걸어 간다지
오늘밤 밖은 등불 없이도
충분히 다닐만큼 환하기만 하고
보름날 이렇게 희끄무레 지나 가는데
다만 가끔씩 올려다보며 감탄하고 말지
봐 봐 구름 뚫고 나오는 달빛
봐 봐 빗방울 헤쳐 나가는 저 달빛
세상 그대를 갑갑하게 하더라도
구름이 저 달을 아무리 감싸더라도
신진철
충북 제천 덕산에서 오디농사 짓는 초보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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