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신부 "불행하다, 대통령이 굿을 해도 상관없는 그리스도인"
상태바
박종민 신부 "불행하다, 대통령이 굿을 해도 상관없는 그리스도인"
  • 박종민 신부
  • 승인 2016.11.02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31일 광화문 시국기도회 강론: 박종민 신부_부산교구 토현성당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행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에게 보답할 수 없는 사람들을 식사 자리에 초대하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 있게 봐야 할 부분은 예수님을 초대한 사람이 바리사이였다는 것입니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바리사이들은 율법학자들과 함께 예수님으로부터 “불행하여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은 계층입니다. 이 사람들은 왜 “불행하여라.”라는 소리를 들었습니까? 바리사이들은 하느님 나라의 문을 잠그고 다른 사람들도 못 들어가게 했습니다. 하느님의 정의를 따르려는 사람들을 죄를 짓게 하여 지옥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하느님께 맹세를 한 것이 아니라 돈을 두고 맹세를 하였습니다. 

박종민 신부_부산교구 토현성당

이 사람들은 사람들이 성전에 돈을 얼마를 갖다 바치는 지에는 관심이 있으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또, 겉으로는 깨끗한 척 하면서 속은 온갖 불의와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게다가 겉으로는 죄가 없는 척 하면서 위선을 저지르고 불법을 일삼았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느님의 사람인 예언자들을 죽여 놓고 그 책임을 백성들에게 지웠습니다.

반면에 예수님께서 초대하라고 하신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은 예수님으로부터 “행복하여라.”라는 말을 많이 들은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라고 하셨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배부르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온갖 장애와 질병 때문에 우는 사람들이 웃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그런데 예수님은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불행한 상태에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들에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바로 자신에게 보답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한 식탁에 앉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어떤 사람들이십니까? 행복하십니까? 불행하십니까? 여러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줄 것이 많이 없죠? 그러면 여러분들은 행복한 분들입니다.

그러면 우리 시대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누구입니까?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종교, 교육 모든 면에서 이런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정치인들은 이런 사람들입니다. 나라와 국민 밖에 모른다고 하면서 무당이 만들어준 연설을 하고 그 무당이 나라와 국민을 망쳤는데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는 대통령, 대통령의 비선 실세가 국정을 농단하고 재벌들을 모아 부정축재를 해도 그 사람들을 감싸는 데에 급급했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헌법을 무시하고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도 그들을 꾸짖는 국민들을 향해 엄정한 법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국민이 준 공권력으로 국민을 죽여 놓고 그 탓을 국민에게 돌리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정치권의 바리사이요 율법학자들입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자신들의 부정을 감추고 부를 축재하기 위하여 정체성도 없고,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재단에 돈을 갖다 준 재벌들, 회사가 위기에 빠진 책임이 경영자들에게 있는데 회사와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을 쫓아내는 기업인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세금은 적게 내고 자기들의 자산은 불리려는 재벌들이 있습니다.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통령이 굿를 해도 상관없는 그리스도인 

종교적인 측면에서는 대통령이 굿을 하고 무당한테 놀아나는데도 대통령에게 회개하라고 말하기는커녕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대통령을 위한 구국기도회를 하는 그리스도인들,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고, 시신마저 빼앗길 처지에 있는데도 그곳은 찾아가지 않고, 온갖 비리와 관련된 기업의 행사에 참석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 교회 지도자, 대웅전에서 거행하는 행사에 부처님을 가리고 박정희의 영정을 걸어놓는 일부 승려들, 이밖에 종교의 이름으로 온갖 불법과 부정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는 데에 참여하는 교육자들, 진실을 감추어지고 거짓이 판을 치는 데도 진리를 이야기하지 않는 교육자들,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조작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부 교수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이 불행한 상태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아무리 온갖 부정을 저질러 불행에 빠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우리 시대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어서 그들이 개, 돼지로 봤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을 섬기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대통령과 최순실이 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입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개나 돼지가 아니라 주인의 자리로 되돌려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불행하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그러면 우리가 가르쳐 줍시다. 당신들은 불행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행복해지려면 우리의 자리를 되돌려 달라고…… 이 사람들은 너무나 완고해서 우리의 말을 잘 안 들을지도 모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을 죽였듯이 이들은 우리 중에 누군가가 죽어야 회개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맙시다. 예수님께서 목숨을 걸고 진리를 바로 세우고 참된 행복을 찾아 주신 것처럼, 우리도 진리를 위해서 참된 행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어 봅시다. 만일 그들이 우리의 말을 듣고 회개하면 우리가 사는 이곳은 헬조선이 아니라 파라다이스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참된 행복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박종민 신부_부산교구 토현성당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