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인] 오직 하느님만 알고 있는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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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인] 오직 하느님만 알고 있는 성인
  • 로버트 엘스버그, 임선영 역
  • 승인 2016.10.31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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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아버지께서 오늘 저희 어머니인 천상 도읍 예루살렘을 보여 주시니, 거기서 저희 형제들은 이미 승리의 월계관을 받아 쓰고, 아버지를 영원히 기리고 있나이다.

나약한 저희도 성인들의 뒤를 따라 영광을 기뻐하며, 그들의 도움과 모범으로 힘을 얻어, 활기찬 믿음으로 영원한 고향을 향하여, 나그넷길을 서두르고 있나이다. 그들의 모범은 나약한 저희에게 힘이 되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성인과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외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모든 성인 대축일 감사송 중에서

구름처럼 에워싼 성인

초기 교회부터 전례력에는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축일이 있었다. 여기에서 성인이란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인들뿐만 아니라 오직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는 성인들도 포함한다. 따라서 시성되어 성인록에 포함된 수 보다 훨씬 더 많은 성인들이 존재함을 기억해야 한다. 수많은 이름 없는 성인들이 믿음과 용기로 거대한 구름처럼 우리를 에워싸고 있으며 산 이와 죽은 이들 사이의 통공도 함께 한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신성(holiness)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성인들은 일종의 가족 같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나 특별한 틀은 없다. 어떤 성인은 명상으로 잘 알려졌으며, 어떤 성인은 행동으로 명성을 얻었다. 조용한 무명의 삶을 산 성인이 있는가하면 대중들에게 유명했던 성인도 있다. 과거의 전통을 지킨 성인도, 영적 생활에서 개척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 성인도 있었다. 생전에 명예와 인정을 받는가 하면 멸시 받고 심지어는 박해받기도 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불멸의 존재"에 대한 존경이 아니다. 성인들은 일반적인 인간들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초인적" 존재가 아니라 소명을 깨달은 사람들이었다. 모든 인간에게는 각자의 소명이 있으며 언젠가는 그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 누구도 또 다른 성 프란치스코나 성 데레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성의 길은 우리 각자의 삶 속에 있다. 개인의 타고난 재능과 기질, 강점과 약점 안에 있다. 이웃을 돕고 역사적으로 특별한 순간에 행동할 때 신성으로 다가간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우리가 이 길을 만들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준다.
 

번역: 임선영 아우구스티나
원문 출처: <모든 성인-우리시대를 위한 성인, 예언자, 증인들>(All Saints), Robert Ellsberg, crossroad, 1997, p475-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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