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멜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양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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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멜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양순하게
  • 앤소니 드 멜로
  • 승인 2016.10.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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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aniniana'-Clara Jumi Kang

"그러므로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양순해야 한다." (마태오 10,16)

비둘기와 꽃들, 나무들 그리고 자연 전체에서 움직이고 있는 지혜를 관찰해 보라. 그것은 우리의 뇌가 결코 할 수 없는 것을 우리를 위해서 작용하는 것과 같은 지혜이다: 지혜는 우리의 피를 돌게 하고, 음식을 소화시키도록 해주며, 심장을 박동 시키고 폐를 넓혀주며 우리의 몸을 보호해주고 우리의 의식이 다른 일들에 빠져 있을 때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우리가 원주민들에게서 이제 겨우 발견하기 시작한 이러한 자연, 그 자연이 주는 지혜는 비둘기처럼 너무나 단순하고 슬기롭다.

스스로 더 진보되었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또다른 종류의 지혜, 뇌의 재간, 잔꾀와 같은 것을 개발하였다. 그것으로 우리는 자연을 개선시켜서 우리 자신에게 안전함과 보호 그리고 생명의 연장을 보장하고 원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속도와 편안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머리를 최대한으로 발달시킨 덕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뱀 같은 머리의 재간을 잃지 않으면서 비둘기의 단순함과 지혜를 다시 얻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중요한 깨달음을 통하여. 다시 말하자면 자연을 파괴하며 그것을 개선하려고 할 때마다 당신이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써. 왜냐하면 자연은 바로 당신의 존재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당신의 오른 손이 왼손과 싸우는 것과 같거나 오른 발이 왼 발 위에 올라타는 것과 같다. 양쪽이 다 손실이며 창조적이고 생동적인 대신에 당신은 갈등에 갇히게 된다. 이것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놓여 있는 상태이다.

그들을 바라보라: 죽어 있고, 비창의적이며 정체되어 있다. 그들은 자연과의 대립 속에 갇혀 있으며 그들의 자연이 요구하는 것에 반대함으로써 자연을 개선시키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당신의 머리와의 갈등에서 자연을 지지하라: 자연과 싸우면 점차 자연은 당신을 파괴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비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자연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사진=한상봉

첫 번째: 당신의 삶과 품성에 가져오고 싶은 어떤 변화들에 대해 생각해 보라. 당신은 당신의 자아가 계획한대로 어떤 것이 되려는 욕망과 노력을 통하여 이러한 변화를 자연에 강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가?

그것이 뱀이 비둘기와 싸우는 방식이다. 아니면 당신은 당신의 현재상태와 문제들을 연구하고 관찰하고 이해하며 자각하는데 만족하고, 당신의 자아가 원하는 대로 강요하거나 밀지 않으면서 실제가 당신의 계획이 아니라 자연의 계획에 따라 변화를 가져오도록 맡기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뱀과 비둘기를 완전하게 통합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문제들, 당신이 자신에게 원하는 변화들, 그리고 그것들에 대처하는 당신의 방법들을 살펴 보라. 당신이 어떻게 변화를 -당신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가져오려고 하는지 보라. 벌과 보상, 훈련과 통제, 설교와 죄책감, 욕심과 자만심, 야심과 허영심을 통해서인가 아니면 사랑 속의 받아들임과 인내, 고통을 감수하고 이해하며 주의 깊게 깨어있음을 통해서인가?

두 번째: 당신의 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연의 거처에 살고 있는 동물의 몸과 비교해 보라. 동물은 절대로 체중이 과도하게 늘리지 않으며 싸우기 전이나 싸울 때 이외에는 긴장하지 않는다. 또한 좋지 않은 것을 먹거나 마시지도 않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필요한 운동을 한다. 동물은 모든 요소들에 적절하게 노출되어 있다. 바람과 햇빛, 비 그리고 열기와 추위에. 그렇기 때문에 동물은 몸에 귀를 기울이고 몸의 지혜에 따라 인도되도록 자신을 허락한다.

그것과 당신 자신의 어리석은 영리함을 비교해 보라. 당신의 몸이 말한다면 무슨 말을 당신에게 할까? 당신의 탐욕, 야심, 허영심, 다른 이들에게 우쭐대고 그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욕구, 당신이 자아에 의해 결정된 목표들을 끊임없이 쫓으며 몸의 소리를 무시해버리는 당신의 죄책감을 관찰해보라. 당신은 참으로 비둘기의 단순함을 잃어버렸다.

세 번째: 당신 자신에게 자연과, 나무와 땅 그리고 잔디, 하늘, 바람과 비, 해 그리고 꽃들과 새들, 동물들과 얼마나 접촉하고 있는지 물어보라. 당신은 자연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나? 자연과 얼마나 교류하고 관찰하며 경이로움으로 그것을 관조하고 동질감을 얼마나 느끼는가? 당신의 몸이 자연으로부터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을 때, 약해지고 기력이 빠지며 부서질 것 같이 된다. 자연이 주는 생명의 힘으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너무나 오랫동안 분리되어 있을 때 당신의 영은 그 뿌리로부터 뽑혀져있기 때문에 시들고 죽어간다.


앤소니 드 멜로(Anthony de Mello)
예수회 신부로서 인도 푸나에 있는 사다나 사목상담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18년 동안 피정 지도, 기도 연수, 영성 치료 프로그램 등에 중점을 두고 일했다. 지은 책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 <일분 헛소리>, <개구리의 기도>, <깨어나십시오>, <종교 박람회> 등이 있다.

출처: <사랑으로 가는 길>, 안소니 드 멜로, 참사람되어 200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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