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인] "감옥을 인간적으로" 엘리자베스 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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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인] "감옥을 인간적으로" 엘리자베스 프라이
  • 엘스버그, 임선영 역
  • 승인 2016.10.1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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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퀘이커교도 사회개혁가

"나의 마음은 열정으로 들끓는다.
내 자신이 종교적인 또는 그와 비슷한 존재가 되리라 믿는다.“

엘리자베스 프라이(Elizabeth Fry)

엘리자베스 프라이(Elizabeth Fry)는 영국 노리치 거니의 부유한 퀘이커교도 집안에서 자랐다. 가족들은 퀘이커교의 기준에서는 종교적으로 상당히 느슨한 생활을 했다.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도록 허락했으며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예배에 참석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그녀는 "순수한 퀘이커교도들"의 금욕적인 종교 관습에 매료되었다.

17살이 되던 해, 미국에서 온 퀘이커교도 노예제 폐지론자와 우연히 만나고는 경건한 봉사의 삶을 추구하려는 열망이 더욱 커졌다. 이후 "지금 느끼는 열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오늘 나는 하느님이 현존하심을 느꼈다. 종교적인 삶에 헌신하리라 결심했다. 내 마음을 둘러싸고 있던 어리석음에서 빠져나왔다."라고 자신이 발행하던 잡지에 썼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조셉 프라이(Joseph Fry)와 결혼을 하고 곧 가정을 꾸려나가는 일에 몰두했다. 그녀는 21년 동안 11명의 자녀를 낳았다. 결혼 생활에 보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혼 후 12년이 지나자 자신의 진정한 소명을 잊고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내 삶이 쓸모없이 사라지고 있어서 두렵다."고 일기에 썼다.

얼마 후 교인과 함께 따라 악명 높은 뉴게이트(Newgate) 감옥을 방문하게 된다. 그녀는 부끄러움과 분노에 차 감옥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다.

“악취가 진동하는 감방에 여성과 그들의 어린 자녀들이 가득 차 있다. 초범자들과 재범자들, 가벼운 죄를 지은 일반 범죄자들과 흉악범들이 뒤섞여 더러운 누더기를 입고 있으며 침구도 없이 마룻바닥에서 잠을 잔다.”

한 감방에서는 두 여인이 죽은 아이의 몸에서 옷을 벗겨 젖먹이에게 입히는 장면도 보게 된다.

이 감옥 방문으로 프라이는 개인적 삶과 공적 활동의 새로운 목적을 찾았다. 감옥에서 돌아오자 깨끗한 옷과 잠자리로 쓰일 짚을 마련했다. 간수들은 그녀의 노력을 방해하며 죄수는 구제불능의 야만인들이라 주장했지만, 죄수들을 인간으로 존중해주기로 그녀는 마음 먹었다. 그들의 자녀들을 가르치겠다고 제안하자 죄수들은 열렬히 호응했으며 글을 읽지 못하던 죄수들도 수업에 참가하여 글을 배웠다.

2016년부터는 윈스턴 처칠이 도안된 5파운드 플라스틱 지폐가 발행되기 전까지 엘리자베스 프라이는 영국의 5파운 지폐 뒷면의 도안 인물이었다.

동료 여성 퀘이커교도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도움으로 프라이는 전반적인 감옥 개혁 운동을 시작했다. 더 넓은 공간과 더 나은 음식, 신선한 공기의 제공 등 많은 개선이 있었다. 여성 재소자들에게는 바느질거리를 주어 직업과 소득으로 이어지게 했다.

수년간 프라이는 쉬지 않고 노력했으며 결국에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전역으로 개혁 운동이 확산되었다. 프라이가 개혁에만 몰두하느라 가정은 소홀히 한다고 비난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녀는 때로는 지나치게 자책하기도 했다. 1817년 잡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남편, 아이들, 집안일, 회계 정리, 예배, 교회, 가까운 친척과 친구 그리고 뉴게이트. 수많은 관심사들과 의무들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 내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너무 많은 일들을 해내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사실 나는 폭풍우와 회오리 바람 안에 서 있는 작은 존재와 같다."

감옥 개혁에 반대하는 여론도 있었다. 죄수들을 인간적으로 대한다면 범죄 억제 효과가 약화되고 범죄자들이 처벌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게 될까 우려했다.

하지만 프라이는 확신에 차 개혁운동을 지속했는데 어떤 범죄를 저질렀을지라도 죄수들도 인간이며 하느님 모상의 불꽃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고 믿었다. 죄를 벌하기 위한 학대의 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프라이는 1845년 10월 12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쉬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번역: 임선영 아우구스티나

원문 출처: <모든 성인-우리시대를 위한 성인, 예언자, 증인들>(All Saints), Robert Ellsberg, crossroad,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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