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명상여행]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네 번째 - 호흡 알아차리기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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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명상여행]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네 번째 - 호흡 알아차리기 수행
  • 재마 스님
  • 승인 2016.09.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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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상봉

한 주간 동안 안녕하신지요?

2,600년 전 붓다(Buddha)는 진리를 찾기 위해 집을 떠난 이들에게 몸과 느낌, 심리작용, 나타난 현상(法) 등의 네 가지를 알아차리는 수행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소마명상여행 첫 번째 만남에서 우리의 소마(몸, Soma)는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를 닮는 수행을 배웠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방법으로 호흡(呼吸)을 알아차리는 수행에 대해 잠깐 나누고자 합니다. 붓다가 가르친 호흡수행은 스스로 숨을 쉬면서 자신의 호흡이 긴지, 짧은지와 온 몸으로 숨을 쉬는 것을 꿰뚫어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호흡은 몸(Soma)의 생명현상 중에 생명이 시작되는 시초부터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이루어집니다. 호흡은 우리 몸에 공기가 바람을 통해 들어와서 잠시 머물렀다 다시 나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바람은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프라나(prāṇa)’라고 하며 요가문헌에서는 ‘진동하는 힘’이라고 정의합니다. 이것을 동양에서는 ‘기(氣)’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氣)는 생명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힘으로 이것이 충족되어야 에너지의 흐름이 이어집니다. 이러한 기는 또한 우주에 가득하기 때문에 우리는 호흡을 통해 이 에너지를 얻어 생명을 유지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특수한 훈련 없이 먹지 않고 4주일을 견디고, 물 없이는 1주일을 견디지만, 공기 없이는 결코 몇 분을 살 수 없음이 이를 증명해줍니다.

호흡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게 되면 흐르는 공기와 바람, 기운에 내맡기는 상태, 즉 자신을 호흡이 들어왔다 나가도록 그냥 놔두는 존재(being)가 됩니다. 이러한 호흡은 일정한 리듬을 갖고 반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긴박한 사정이 생길 경우 호흡을 내 뱉지 못하고 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깜짝 놀라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경험을 할 때,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억눌린 감정,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야 할 경우 등에서는 숨소리를 죽이고, 리듬이 깨집니다. 불안, 두려움, 불확실성, 열등감, 공격성, 외부로부터의 지속적인 명령은 횡격막을 긴장시켜 경직되게 만들어 호흡을 충분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런 감정들은 가슴과 배의 만성적인 근육긴장과 감정적인 고립상태를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호흡이 억압되면 호흡이 입과 가슴, 어깨부분에서만 머물게 되는 흉식호흡을 지속하게 됩니다. 만성적인 흉식호흡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해서 신진대사의 흥분과 혼란을 야기합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근육이 긴장하고 혈압과 맥박, 호흡수가 올라가고 내분비계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고 중추신경계는 흥분상태를 계속 유지합니다. 또한 소화와 면역기능도 저하되고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지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도로에서 제 차가 돌고 가드레인을 쳤던 사건은, 그날 하루 셰이킹으로 제 몸의 긴장은 풀린 것 같았었지요. 그런데 지난 주간 지방연수가 있어 다녀와야 했었는데, 운전대를 잡고 속력을 내기 시작하려고 하니 왼쪽 아랫배와 꼬리뼈에서 뭔가 찌르는 감각이 알아차려지면서 두려움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어깨와 가슴이 긴장이 되면서 호흡도 가빠지고, ‘아무 사고 없이 잘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일어났습니다. 동시에 제 몸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이때 저는 호흡을 떠올렸습니다. 의도적으로 천천한 호흡을 상기하면서, 내쉬는 숨을 길게 쉬면서 소리를 “후우우~”하면서 달렸습니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면서 어깨를 내리고 가슴과 횡격막을 열고나니 긴장이 조금 풀리고, 다시 집중력도 생기고 점점 힘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깨가 무겁고, 제 숨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면 다시 제 몸의 감각과 두려운 정서를 호흡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면서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랐습니다.

붓다의 호흡수행법 중에서 ‘온 몸을 경험하면서 들이쉬고 내쉬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것은 머리끝 정수리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온 몸으로 숨을 쉬는 것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혹은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기 전에 한 번 해보시길 초대합니다. 특히 불면증에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누워서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의식을 두고 엄지발가락에서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이런 방법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발가락까지 알아차린 후 발가락 전체로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발가락 다음에는 발바닥, 그리고 발뒤꿈치, 발등, 발목, 종아리, 무릎, 허벅지, 고관절까지 온 후에는 다시 왼쪽 엄지발가락에 의식을 두면서 그 신체부위로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알아차려봅니다. 왼쪽 고관절까지 올라오신 후에는 골반, 꼬리뼈, 천골, 요추, 흉추, 경추, 등 전체, 복부, 앞 목, 얼굴 근육, 머리, 좌뇌, 우뇌를 거쳐 정수리까지 의식하면서 그 부위로 숨이 들고나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아마도 몸 전체를 의식하기 전에 이완이 되어 꿈나라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흡을 통한 이완으로 한 주간도 평온하시길 기원합니다._(())_

재마 스님
소마명상여행 길잡이, 중앙승가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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