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명상여행]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셋 : 흔들기(shaking) -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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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명상여행]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셋 : 흔들기(shaking) - 내려놓기
  • 재마 스님
  • 승인 2016.09.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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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상봉

지난 주간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이 실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며, 살아있음과 죽음에 대한 명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모두 안녕하신지요?

지난 토요일에 남쪽 지방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왔었습니다. 지방에 갔었던 저는 학교로 돌아오면서 막히는 고속도로를 피해 비 오시는 국도를 신나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법신 부처님(Vairocana-Buddha) 진언(mantra)을 외우면서 운전을 한지 약 한 시간이 지날 즈음, 고가도로에 접어들었는데, 60도 정도의 커브를 돌 때였습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발이 브레이크에 분명 올라 있었지만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때 차는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저는 너무 놀란 나머지 브레이크를 더 강하게 밟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차는 한 바퀴를 더 돌고 오른 쪽 가드라인에 부딪힌 후 다시 돌아 1차선과 2차선의 중앙에서 중앙분리대를 향해 45도 각도로 멈추었습니다. 다행히 뒤에 바짝 따라오는 차가 없는 상태여서 비상등을 켰고, 뒤에서 차 소리가 들리자 정적을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뒤차들이 천천히 양 옆으로 피해서 가 주었기 때문에 접촉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순간 제 차에 실은 짐들이 쏠렸는데, 저는 그때 차바퀴가 부서져 차가 꺼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차가 다시 움직이지 시작했습니다. 차를 고가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세워두고는 사고접수를 했습니다.

그때 저의 목소리는 상기되어 떨렸고, 커졌으며, 동공도 커져 있었습니다. ‘아, 지금 죽지는 않았구나. 하지만 언제든 죽을 수 있구나’ 죽음이 갑자기 찾아올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받았던 순간이었습니다. 견인차를 기다리는 동안 그때서야 비로소 가드레일에 부딪혔을 때 느꼈던 꼬리뼈의 감각과 오른쪽 머리와 뒷목과 갈비뼈 라인 등의 감각이 떠올랐습니다.

얼마 후 견인차가 왔고, 정비업체 직원은 차를 살펴보더니 “왜 불렀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사고 경위를 설명했지만, 그는 “차는 멀쩡하네요, 조심해서 올라가세요”라고만 했습니다. 저는 다시 안심하기 위해 본 본네트를 열어서 확인을 부탁했지요. 열어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보아도 평소와 다름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다시 출발하면서 온 몸이 긴장된 채 운전대를 잡고 있는 저를 발견하면서 어깨와 팔 다리에 힘을 풀었습니다. 숨을 내쉬면서 감사하며 천천히 달렸지만, 차가 달리면서 망가질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함이 남아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안전함이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것이 삶의 속성임을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1시간 후 목적지에 도착해서 우황청심환을 먹고 나자 놀란 가슴이 진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이들과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온 몸에 남아있는 긴장을 풀기위해 몸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소마(soma, 몸)가 어떤 이유로든 충격을 받으면, 근육은 긴장을 넘어서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이때 경험했던 부정적인 감정이 근육의 세포 속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근육의 긴장은 감정도 묶어놓기 때문에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는 부자유스럽고, 원활하지 못합니다. 이 긴장과 부정적인 감정을 풀어주는 한 방법은 몸을 부드럽게 흔들어주는 움직임입니다.

손가락과 손목과 발목 등의 관절들을 부드럽게 흔들기 시작하면 손목과 발목의 흔들리는 진동과 파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의도를 가지고 소마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내맡기고 허용하면 그 진동이 팔꿈치와 어깨, 무릎, 고관절, 다리, 골반 등을 흔들어 주는,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조금 경쾌한 음악을 틀어 준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흔들리면서 소마에 남아있는 감정도 흘러가게 놔둔다는 의도를 가진다면, 중추신경계와 감각신경계의 활동을 통해 긴장과 감정이 흘러나갑니다. 이때 욕심과 집착, 성냄과 혐오 같은 감정도 내려놓겠다는 의도를 가진다면 흘러가게 둘 수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목적을 위해 일을 하면서 수없는 긴장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필요하지만 늘 긴장과 스트레스에 있다면 근육이 무장되고 감정이 경직될 것입니다. 스스로 신체부위 어디에 힘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그 곳이 긴장을 하는 부위입니다. 긴장된 곳을 알아차릴 때마다 숨과 함께 힘을 풀어주면서 이완해보세요.

매일 잠자기 전, 소마에 남아있는 긴장을 푸는 세이킹(shaking)으로 하는 기도는 어떠신지요?

재마 스님
소마명상여행 길잡이, 중앙승가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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