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 왔다."(마태오 4,17)
아무리 돌려도 한 방송만 나오는 라디오가 당신에게 있다고 상상해보자. 소리를 전혀 조절할 수도 없다. 때때로 소리는 거의 들리지도 않고 또 어떤 때는 너무나 커서 귀청이 찢어질 정도다. 더군다나 라디오를 끄는 것도 불가능하며 때때로 소리가 늘어지기도 한다; 당신이 쉬고 싶을 때, 자고 싶을 때는 갑자기 소리가 커지기도 한다. 라디오가 이렇게 나올 때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당신의 마음이 이렇게 미친 모습으로 움직일 때에도, 당신은 그것을 참을 뿐만 아니라 그 상태가 정상이고 인간적이라고까지 말한다.
당신 자신의 감정 때문에 동요되었을 때, 분노, 절망, 불안의 고통으로 힘들었던 수많은 때를 생각해 보라. 그것은 당신의 마음이 가지지 못한 어떤 것에 집착하게 되었거나 혹은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을 고수하려고 했을 때, 혹은 당신이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을 피하려고 했을 때 일어났던 고통들이 대부분이다. 당신은 사랑에 빠졌고 거부당하거나 질투를 느꼈고; 갑자기 당신의 온 마음과 정신은 이 한가지에 집중하게 되었으며 삶의 잔치는 입 속의 재로 변하고 만다. 당신은 그저 선거에 이기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서 전투의 소음 속에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당신의 야망은 모든 다른 소리를 죽여 버린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심각한 질병이나 상실의 가능성에 접했을 때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당신이 집착을 하게 되는 순간에 인간의 마음이라고 부르는 이 사랑스러운 장치의 기능은 파괴된다. 당신의 라디오를 고치고 싶으면 라디오 기계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마음을 개선하고 싶으면 네 가지 해방적인 진실에 대하여 심각하고도 꽤 오랫동안 숙고를 해야한다. 그러나 먼저 당신을 괴롭히는 어떤 집착, 당신이 매달리고 있는 어떤 것, 당신이 두려워하는 어떤 것, 갈구하는 어떤 것을 선택해보고 다음의 네 가지 진실들에 관하여 들으면서 이 집착을 마음속에 기억한다.
첫 번째 진실: 당신은 집착과 행복사이에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 당신은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없다. 집착을 선택하는 순간 당신의 마음은 상태가 안 좋아져서 즐겁고 걱정이 없으며 평온한 삶을 이끄는 당신의 능력이 파괴된다. 당신이 선택한 집착에 관해 이 사실을 연결시킬 때 이것이 얼마나 진실인가를 알게 된다.
두 번째의 진실: 당신의 집착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당신은 그것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당신의 사회와 문화가 당신에게 일러준 거짓말로부터 생겨났거나 당신이 자신에게 말한 거짓말, 다시 말하자면 이것이나 저것이 없으면,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 없으면 당신이 행복할 수 없다는 거짓말이다. 그저 눈을 뜨고 이것이 얼마나 거짓인가를 보라. 이것이나 혹은 이 사람이 없어도 혹은 당신이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확신하는 그래서 당신이 추구하는 그런 상황이 없어도 완전하게 행복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다. 그러므로 당신이 선택하라: 당신은 집착을 원하는가, 혹은 자유와 행복을 원하는가?
세 번째의 진실: 당신이 온전하게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관점에 대한 감각을 발전시켜야 한다. 삶은 당신의 가슴이 매달려 있는 이 사소한 것보다 훨씬 더 무한히 위대하며 당신은 집착이 당신을 괴롭힐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렇다. 사소한 일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오래 산다면 더 이상 그런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날이 쉽사리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일은 심지어 기억되지도 않을 것이다- 당신 자신의 체험이 이것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마치, 오늘 당신이 거의 기억하지 않는 것처럼 과거에 당신을 너무나 괴롭혔던 수많은 사소한 일들에 의해 더 이상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네 번째 진실은 당신에게 당신이외의 그 어떤 것이나 사람도 당신을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지 않다는 피할 수 없는 결론을 알려 준다. 당신이 이 사실을 알고 있든 모르든 간에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사람은 당신이며 오로지 당신뿐이다. 또한 당신이 집착에 매달리거나 어떤 주어진 상황에 빠져 있거나 아니건 간에 이 네 번째 진실은 실제이다.
이 네 가지 진실들에 대해 숙고하면서 당신은 당신의 마음이 이것들에 저항하거나 논쟁하고 그것들을 보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은 바로 당신이 당신 자신의 집착에 대하여 참으로 영적인 라디오를 고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도록 충분히 고통받지 않았다는 징표이다. 아니면 당신의 마음은 이 진실들에 대해 거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기뻐하라. 속죄, 마음을 다시 만들어 가는 일은 이미 시작되었고 하느님의 나라-아이들의 근심 없고 감사하는 삶-가 마침내 잡힐 만큼 가까이 다가 왔고 당신은 하느님나라로 나아가려고 하며 그것을 소유하고자 할 것이다.
앤소니 드 멜로(Anthony de Mello)
예수회 신부로서 인도 푸나에 있는 사다나 사목상담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18년 동안 피정 지도, 기도 연수, 영성 치료 프로그램 등에 중점을 두고 일했다. 지은 책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 <일분 헛소리>, <개구리의 기도>, <깨어나십시오>, <종교 박람회> 등이 있다.
<출처/ <사랑으로 가는 길>, 안소니 드 멜로, 참사람되어 2001년 8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