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새들이 날아 오기를
-닐숨 박춘식
그 뜨거웠던 한 달 전, 8월
햇볕에 코스모스 꽃잎이 익혀
회색 꽃으로 피었던
서글픈 기억이 남아있는데,
마당 구석 안 보였던 두 그루가
폭우와 폭염으로 엄청 자라
한 그루는 무성한 잎만 자랐고
또 한 그루는 500원 동전 크기로
꽃 하나가 겨우 피었는데
코스모스의 눈물을 보는 듯, 9월 말
마음 저려 그저 하늘만 멀거니 봅니다
내년에는 충남 농가에서도
바나나를 재배할 수 있다고 하니
기후 변화가 주는 선물인지
알 길 없지만
이참에, 갖가지 빛깔의 새들이라도
신나게 날아오기를 원합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9월 3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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