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민주주의와 생명평화, 교회개혁을 위해 일하는 모든 천주교인들의 터미널 역할을 하기 위해 매월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함께 가는 예수의 길"에서 지난 9월 7일 미사를 봉헌하고, "일제잔재 청산을 위한 한국천주교 신앙인의 고백과 다짐"이라는 글을 발표하고, 그 뜻에 동의하는 분들의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사회는 사회전반이 구태로 돌아가는 현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들을 정부 요직과 기관에 배치하면서, 친일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이후 1965년 을사년에는 한일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협정을 맺고, 다시 돌아오는 을사년인 2025년에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 어떤 조약을 맺으려고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2025년은 동시에 광복 80주년입니다. 내년 을사년은 역사퇴행적인 겨레의 절망이 아니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온전한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는 참된 해방의 날, 참된 광복절을 맞이해야 합니다.
이에 "함께 걷는 예수의 길"에서는 우리 모두 교회의 지체로서 일제강점기 한국천주교회의 친일행적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참회해야 합니다. 그 위에서 한국사회가 더 이상 불행한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촉구하고, 선의의 세력들과 연대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저희들의 뜻에 동감하는 여러분에게 서명에 참여해 주십사 청합니다.
요약문을 올립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고
맨 아래 링크를 통해 서명에 참여합시다.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한국천주교 신앙인의 고백과 다짐 (요약문)
1.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하느님 나라’ 만민이 ‘하느님 백성’으로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신앙인들이 인정하는 것은 국가권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통치’이며, 그 하느님의 백성을 위한 정치뿐입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국가권력이 아니라 그 땅에 살고 있는 ‘백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핍박하던 이집트 제국의 군대를 몰살시키고, 가나안 땅에서 다시 우상을 섬기는 이들을 단죄하셨습니다. 이는 노예적 근성과 제국의 잔재를 당신 백성들 안에서 청산하려는 것입니다. 그런 뒤에 이스라엘 평등 공동체가 세워진 것처럼, 우리 역시 참된 해방은 과거청산을 통하여 새로운 백성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믿습니다.
2. 그러나 한국천주교회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맞서 우리 백성들이 의병항쟁과 독립운동에 나서고 있을 때, 정교분리정책을 빌미로 교회의 안위를 지키기 위하여 신도들의 활동을 단속하고, 오히려 일제의 식민정책과 침략전쟁에 맞서지 못한 채 적극 협력했다는 사실은 움직일 수 없는 잘못입니다.
3.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새천년을 맞이하면서 <한국천주교회의 2000년 ‘쇄신과 화해’>라는 문서를 발표했는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천주교회의 친일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뿐 아니라 참회의 말도 없었습니다. 다만 “우리 교회는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통치로 민족이 고통을 당하던 시기에 교회의 안녕을 보장받고자 정교분리를 이유로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때로 제재하기도 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는 유감 표명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2010년에 발표한 일본천주교회의 죄책고백에 비교한다면 참담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4. 현재 윤석열 정부는 뉴라이트 인사들을 대거 정부와 정부기관에 배치하고 있으며, 일본의 과거사와 독도영유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일본정부의 요구에 굴종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뉴라이트 세력은 굳이 표현하자면 ‘반북-반공주의를 내세우고 친미-친일 사대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개인적 이득을 탐하는 자들’이라고 에둘러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들이 여전히 한국사회 안에서 득세할 수 있는 배경은 ‘친일잔재의 미청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해방 이후 반공-애국주의를 표방하고 친미-친일적 태도를 보여준 보수우익 정치세력은 친일파들이 기생하는 숙주입니다.
5. 2025년은 한일기본협정이 맺어지고 한일국교정상화를 이룬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참에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배타적인 한미일 삼각동맹을 맺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연일 일본은 미래를 향한 ‘정치적 파트너’라고 강변하고 있으며, 이제 과거사를 묻지 말고 ‘무조건’ 협력해야 한다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광복절 행사를 전후해 드러났듯이,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홍범도 장군 등 항일 독립투쟁을 이끌었던 선조들의 노력이 매장당하고 있으며,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한 건국절 논란과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망발까지 나옵니다.
6. 이에 시민사회와 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입니다. 백성의 마음을 돌보지 않는 정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천주교회의 지도자들이 시국에 대한 어떤 책임있는 발언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도 충분히 친일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한국천주교회의 과거사를 정리할 필요가 있으며, 정직하게 죄책고백을 하고 겨레 앞에서 용서를 구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한국사회와 교회 안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애써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교회가 겨레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있습니다. 한국천주교회는 ‘한국에 있는’ 교회가 아니라 ‘한국민을 위한’ ‘한국민의’ 교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한국천주교회가 행한 부끄러운 부일행적에 대해 고백하고 참회하며 겨레 앞에서 용서를 구합니다.
-우리는 한국사회 안에 온존해 있는 일제 잔재가 완전히 청산될 때까지 선의의 모든 세력들과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 안팎에 도사리고 있는 반민족적인 뉴라이트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한국천주교 신앙인의 고백과 다짐 전문 보기
http://www.catholicworker.kr/news/articleView.html?idxno=6352
온라인 서명하기
https://bit.ly/친일청산천주교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