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시인 프란치스코와 학자 보나벤투라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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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시인 프란치스코와 학자 보나벤투라 사이에서
  • 머레이 보도
  • 승인 2016.09.0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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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의 길-1

나는 18살 때에 처음으로 성 프란치스꼬의 옷을 입었다. 그때 이후로 내 속에 있는 것과 나의 주변에 있는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 오늘 내가 아는 프란치스코는 18살 때에 알았던 프란치스코와는 다르나, 그의 가치관들과 그가 어떻게 살았으며 무엇을 말했는지에 대하여 말하여진 이야기들은 내가 살기로 선택한 길에 여전히 동기를 주고 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는 나를 계속 도전하게 하고 편안치 않게 하며 내 안과 주위에 있는 가능성들을 다시 보게 만드는 그런 삶을 내게 주었다. 나는 내 자신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받기 위하여 프란치스꼬와 그의 통찰로 계속 돌아간다.

나는 프란치스코와 초기의 프란치스코 수도자들로부터 "하느님께 이르는 고정된 길들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다만 하느님께로 이르는 길을 만들고 그 여정의 기록을 우리에게 남겨준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다. 성 프란치스코의 글들은 기록과 같은 것인데, 그것들은 개인적이고 단순하며, 성 보나벤투라와 같은 프란치스코에 대한 위대한 해석자들이 쓰는 것과는 달리 다소 직접적이다. 보나벤투라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제2의 창립자로 불리는데, 그는 프란치스코 영성에 관해 가장 중요한 중세의 주석자이다.

그러나 시인인 프란치스코와 학자인 보나벤투라 사이엔 문체에서 큰 차이가 있다. 프란치스코는 직관적이고 비지성적이며 구체적이고도 특정한 것들에 매료되는데 반해, 보나벤투라는 추론적이고 지성적이며 추상적인 이념과 개념들, 진리에 관심을 둔다. 여러분이 이 두 위대한 문체가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면 프란치스코의 <유언>과 신학자 보나벤투라가 쓴 <하느님 안으로 가는 영혼의 여정>을 읽어보기만 하면 된다.

<하느님 안으로 가는 영혼의 여정>은 한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께로 올라가게 되는지를 상징적으로 체계적으로 자세히 보여준다. 프란치스코의 <유언>은 프란치스코와 지상의 형제들이 실제로 하느님께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매우 간단하게 기록한다.

프란치스코와 보나벤투라 그 두 사람에게 모두 "길은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가 복음을 살아가는 모습에는, 보나벤뚜라처럼 계급적이고 전체적인 구조가 없다. 단지 무너진 경당을 재건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해 응답만이 있을 뿐이다. 보나벤투라의 글들은 거대한 고딕 풍의 대성당과 비슷한 반면에 프란치스코의 글들은 그가 재건했으며 오늘날엔 보나벤뚜라를 닮은 거대한 대성전 안에서 보호받고 있는 작은 포르티운쿨라 경당과 흡사하다.

이 두개의 성당들은 모두 다 하느님의 집이다. 하지만 그 분위기나 느낌은 완전히 서로 다르다. 당신이 짓거나 고치는 하느님의 집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 있다. 바실리카 대 성전과 길가의 경당은 둘 다 하느님의 집이다. 다른 것은 건설자들인 것이다.

만일 내가 경당을 짓게 된다면, 어떤 건설자가 될지 확신하지 못한다. 나는 확실히 대성당을 건축하거나 교회들을 재건하지도 않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성 보나벤투라처럼 프란치스코가 재건한 교회 위에 장엄하고도 보호적인 대성전을 세울 수도 없다. 나는 단지 둘 다를 방문하고 내가 사랑하고 열광하게 된 몇 가지 작은 곳들을 그곳에서나 혹은 더 자주는 그곳으로 가는 길가에서 찾으려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종종 그 부분들을 빛나게 문질러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을 것이다. 반짝이도록 문지르는 것은 아무 것도 숨기거나 덮어씌우거나 보호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문지름은 거기에 이미 있는 것이 빛나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몇 가지 문지름을 포함하고 있다 그것들 중 대부분은 하느님의 집으로 가는 길이나 하느님의 집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출처> 머레이 보도의 <성 프란치스꼬의 길-모든 이에게 도전하는 프란치스꼬의 영성>, 참사람되어 2002년 3월호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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