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설명회 한 번도 없어... ‘불통’ 정부에 분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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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설명회 한 번도 없어... ‘불통’ 정부에 분노해야
  • 가톨릭일꾼
  • 승인 2016.08.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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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광화문 시국기도회 발언: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반갑습니다. 올해 참 더우셨죠? 올해 더위가 1994년도 그때, 기억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더웠던 날로 기억하실 겁니다. 그만큼 더웠다 내지는 그 보다 더 더웠다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올해 더위는 몇 가지 저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역대로 대한민국이 생긴 이후로 가장 큰 기상재해로 인해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생긴게 언제인지 아십니까? 방금 제가 말씀드렸던 1994년도 더위입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많은 분들은 사라호 태풍이나 홍수 뭐 이런 여러 가지 태풍이라고 생각 하시는데요. 1950년대 사라호 태풍 때 돌아가신 분이 1,300명 정도 계신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1994년도 더위에 공식적 기상청 집계로 사망하신 분들이 3,400명 정도 계십니다. 올해 아직 통계가 안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집계로 1,000명 넘으시는 분들이 병원에 실려 가셨구요. 현재 공식 집계로 나온 것 만해도 20여명 정도가 돌아가신 걸로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누진제 논란 전기요금 얘기를 몇 주 사이 계속 하는데요. 꼭 이런 자리에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누진제도 중요하고 다른 문제도 중요한데, 사실은 기상재난이 생긴 겁니다. 8월 초에 그리고 그것 때문에 아마도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셨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언론이 너무나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그 얘기를 별로 안합니다. 

실제로 교도소, 부산 지역으로 저는 알고 있었는데요. 교도소에서도 두 분 이나 더위에 사망하신 걸로 돼있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길에서 나와서 당시에 다 일을 했고요. 학교도 물론 방학 중이였습니다만은 늦게까지 나와서 수험생들은 여러 가지 공부도 했고 이랬습니다. 사실 그런 정도의 재난 상황이라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노인이나 노약자들을 더 잘 보살펴야 된다, 라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그러지를 못했죠. 모르겠습니다.

더위의 문제는 여러 가지가 겹쳤습니다. 누진제 문제도 거기에 같이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또 그것이 어느 정도는 의심을 갖고 보고는 있습니다만은 어느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언론에는 요즘 누진제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전기요금이 몇 십 만원씩 나오고 몇 백 만원씩 나오는 집도 있다고 그럽니다. 그런데 저는 안타까운 것이 그런 겁니다. 이 전기요금 누진제가 매년 여름, 겨울이면 매번 나오던 이야기입니다. 저처럼 계속 에너지 문제, 탈핵 문제를 하던 사람이면 어, 이거 또 얘기 나왔구나, 이런 얘기들을 생각을 많이 했죠.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 그것이 맞든 틀리든 어쩌든지 간에 이것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고 요금에 반영해야 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늦게 누구는 조삼모사라고 그러고, 누구는 찔끔 깎아줬다고 하고, 그냥 그러고만 하고 끝이지요. 지금 계획을 짜고 있다고 합니다만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공청회, 설명회 같은 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전력이라는 공기업에 의해서 100% 전기를 사고 있습니다만은 전기요금에 대해서 제대로 된 설명회나 공청회 한번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전기요금의 원가요? 누구는 원가 이하라고 하고 누구는 원가 이상이라고 하고 얘기가 다 다릅니다. 원가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핵발전이 제일 싼 발전처럼 알려있고 그 안에 포함되지 않았었던 핵발전의 해체비용, 사용 후 핵원료처럼 많은 핵폐기물에 처분비용 이런 것들 제대로 안 들어 가있습니다. 아무것도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여름철 한동안 난리가 나면 그냥 잠시 찔끔 전기요금을 깎아주고 그거면 마치 문제가 끝난 것처럼, 어느덧 시원해지고 나서 이렇게 그냥 지나가 버리는 것 같습니다.

올해 저는 굉장히 충격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여러분들 다 경험을 하셨을 텐데요. 낮 동안 굉장히 더웠고 저녁에도 더워서 저는 매일 선풍기를 켜놓고 잤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죠. 선풍기 틀어놓고 자다가 새벽에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창문 다 열고 선풍기 틀어놓고 잤는데 새벽이 되니까 추워 진거죠. 기상 급변이 벌어진 겁니다. 하루사이에 여름이 가을이 돼버렸습니다. 

그런데요. 앞으로 그런 일이 더 생길 겁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 농담처럼 이 광화문 한복판에 아마도 앞으로 바나나가 열리고 파인애플이 열릴 거라고 사람들이 반 농담 반 진담으로 얘기했습니다. 아열대 기후가 되고 있는 거죠. 기후가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내뿜었던 자동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이런 것 들이 우리의 기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는 거지 않습니까?

저는 거기에 한 가지 더 해서 핵발전소의 문제가 함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매일 에너지를 쓰고 있고. 이것도 휘황찬란하게 번쩍번쩍 거리고 있습니다. 이 전기 공짜 아닙니다. 돈을 낸다는 의미가 아니고요. 이 전기 때문에 우리는 봄철이면 미세먼지를 먹어야 했고요. 어느 지역에서는 핵폐기물 때문에 또는 어느 지역에서는 핵발전소 때문에 지금도 몇 십 년째 싸우고 있습니다. 저는 누진제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정부가 불통을 부리는 것에 대해 분노해야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서 저는 한발자국 더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매일 쓰고 있는 이 전기 때문에 매일 쓰고 있는 이 에너지 때문에 또 다른 어딘가에서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 먼지를 먹었고요. 우리도 다 경험한 것처럼 기상 급변을 맞고 있습니다. 몇 시간 안에 계절이 바뀌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여기 계시는 분들이 에너지 문제 탈핵문제 과연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무엇이 대안인지 한번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몇 시간 안에 기상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는 이게 대안인겁니까. 그리고 많은 지역에서 핵발전소 때문에 폐기장 때문에 송전탑 때문에 싸우고 있는 이 상황이 정말 대안적인 상황인겁니까. 여러분들 그리고 이곳을 지나가고 광화문에 계시는 서울시민 모든 분들께 꼭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건 대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이 대안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번쯤 더 경청해 주시고 그걸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바꿔가야 할 것인지 정부에게 우리가 무엇을 요구해야 될 것인지, 우리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바꿔가야 될 것인지 한번쯤 더 고민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씀 꼭 드리려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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