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자유롭게 하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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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자유롭게 하는 진리
  • 참사람되어
  • 승인 2024.04.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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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세상에 온 예수는 ‘교리’에 관심 없다 -3

세상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요한복음에서 ‘세상’은 사람들을 뜻하며, 유대인들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대표한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경건하고 믿음이 두터운 사람들이라고 자처했다. 자신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선민적 우월의식은 자기기만이라는 껍질 속에 진짜 불신의 요소를 감추고 있었다. 우리들 모두 다를 바 없다.

“빛이 어둠 속에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요한1,5)

예수님을 맞대면한 사람들의 몰이해는 당대의 종교들이 얼마나 거짓과 오류에 물들어 있었는지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오늘날 그리스도교 역시 자칫하면 하느님께로 나가는 길을 가로막는 자기방어적 매카니즘에 빠져버리기 쉽다. 예수님께 대한 맹목적인 경신의식은 오히려 참된 그리스도께로 가는 길을 가로막을 수 있다.

예수님의 적대자들은 천하고, 부도덕하고, 못난 이들이 아니었다. 예수님의 적은 잘 배우고, 돈많고, 떵떵거리고 사는 권력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껄끄러운 존재였다. 그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국 먼저 자신들의 심적, 사회적 안정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기존의 사회, 종교적 체제를 뿌리부터 부수어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느님과 세상의 대립은 결국 인간의 개인적, 집단적 이기주의와의 대립으로 요약된다.

 

예수의 자유

예수는 자유롭게 사셨다. 예수는 어떠한 조직이나 당에 속하지 않았다. 예수는 당시의 유대인들과 달리 회당의 종교적 관습에서도 자유로웠다. 그는 땅을 소유하지도 않았고, 부자들이나 권력자들에게 아무 도움도 청하지 않았다.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32)

사람은 모두가 자유로운 존재. 하느님은 인간을 자유로운 존재로 창조했다. 다만 바리사이나 율법학자, 정치가, 사제들이 이 자유로운 인간들에게 종교적 굴레를 씌워, 사기를 치고 노예 상태에 머물게 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자유로운 사람들을 만들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이미 자유롭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할 일은 사람들을 짓누르고 있는 거짓된 힘을 파괴하는 것, 하느님의 백성들을 노예로 만들고 있는 억압의 힘으로부터 그들을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이것이 예수님이 행한 투쟁의 요체였다.

예수님의 메시지는 자신들을 휘어잡고 있는 사회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었다. 예수의 자유로움.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체제와 관습과 법에서 자유로운 예수님을 기성권력과 시스템의 수혜자들은 미워했다. 그래서 예수님의 죽음은 거짓과 위선, 권력에 대한 비타협적 저항의 결과였다.

예수님은 자유를 선포했다. 그는 스스로 죄로부터 자유로웠기에 자유를 선포할 수 있었고, 그가 죄로부터 자유로웠던 까닭은 이스라엘의 소위 경건한 종교인들이 보존해 온 율법이나 종교적 조직 때문이 아니었다. 그분이 받은 성령의 은총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교회의 제도나 법이나 규칙 대신에 성령의 작용을 믿고 기대는 일! 바로 이 중요한 사실이 오늘날까지 교회를 향해 던져지고 있는 끊임없는 도전이며 예수님의 질문이다.

 

[출처] <참사람되어> 199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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