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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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 김흥순
  • 승인 2024.04.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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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칼럼

헤겔이 세계사에서 아프리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했다.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인 것이다.Was vernünftig ist, das ist wirklich; und was wirklich ist, das ist vernünftig.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 Die Eule der Minerva beginnt erst mit der einbrechenden Dämmerung ihren Flug.

세계사는 자유 의식의 진보다.Die Weltgeschichte ist der Fortschritt im Bewusstsein der Freiheit.

국가는 구체적인 자유의 현실이다.Der Staat ist die Wirklichkeit der konkreten Freiheit.

정말 중요한 것들은 열정없이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 Nichts wirklich Wichtiges ist ohne Leidenschaft erreicht worden.

오류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오류 그 자체이다.Die Furcht zu irren ist schon der Irrtum selbst.

호기심도 허영심도 효용성도 의무감도 양심도 아닌, 결코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 생겨나는 잊혀지지 않는 서툰 갈증이 우리를 진리로 이끈다. Nicht die Neugierde, nicht die Eitelkeit, nicht die Betrachtung der Nützlichkeit, nicht die Pflicht und Gewissenhaftigkeit, sondern ein unauslöschlicher, unglücklicher Durst, der sich auf keinen Vergleich einläßt, führt uns zur Wahrheit.

이렇게 멋진 말을 하고 시대를 진단했던 위대한 철학자 '절대정신의 종착지'라는 헤겔도 실수를 한다. 헤겔의 종착지는 근대국가의 완성이었다. 나폴레옹 군대가 예나에 입성하자 헤겔은 '말을 탄 절대정신'이라며 나폴레옹을 칭송했다. 안타깝게도, 그 절대정신은 헤겔의 집을 약탈하고 대학을 폐쇄했다. 그 바람에 헤겔은 직장을 잃고 실업자가 되었다.

시대정신은 헤겔이 사용한 철학 용어다. '그 시대를 이끌고 관통하는 하나의 절대적인 정신'을 의미한다. 헤겔에 따르면 이를 구현하는 자가 이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다. 그런데도 그런 천재도 제대로 파악 못했다.

“The bud disappears when the blossom breaks through, and we might say that the former is refuted by the latter; in the same way when the fruit comes, the blossom may be explained to be a false form of the plant’s existence, for the fruit appears as its true nature in place of the blossom. The ceaseless activity of their own inherent nature makes these stages moments of an organic unity, where they not merely do not contradict one another, but where one is as necessary as the other; and constitutes thereby the life of the whole.”―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Phenomenology of Spirit-​

​[식물의 싹은 꽃이 나타날 때 사라진다. 우리는 그것을 전자인 싹이 후자인 꽃에 의해 부인(반박)되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똑같은 방법으로 과일이 나타날 때 과일은 꽃의 장소에 나타나는 참된 자연으로 나타나기에 꽃이란 과일에 비한다면 식물의 현존에의 잘못된 형태라고 설명되어 질 수 있다. 그들 자신에 내재하는 자연의 끊임없는 활동은 이처럼 싹이 꽃으로 꽃이 식물로 되는 한 유기체의 단계들의 순간을 형성한다, 그 유기체는 위에서 고찰하였듯 싹과 꽃, 과일들이 단순히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 서로의 관계가 필연적이라는 것을 뜻하고 그리하여 전체의 생을 구성하는 것"이다.

헤겔은 그의 저서 《역사철학강의The Philosophy of History》에서 아프리카를 유아기의 인류,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없는 흑인들의 땅이자 어두운 밤의 장막에 둘러쳐 있는 대륙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흑인들의 검은 피부는 어둡고 몽매한 밤의 이미지와 함께 어우러져 ‘흑아프리카’라는 부정적 개념을 정형화하는 데 일조했다.

이후 아프리카인을 성경의 족보에서 지워 유럽의 인종적․종교적 순수성과 우월성을 지키려 했던 인류의 다중기원설과 제1차 세계대전 무렵의 지능지수IQ 결과가 더해져, 흑인들은 저능하고, 미개하며 야만적이라는 인식은 확대 재생산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인류의 어머니인 호모 사피엔스 루시의 해골과 그가 발견된 동부 아프리카 지도가 세계사의 첫 장을 장식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다시 15세기 대항해시대를 다루는 대목에서 잠시 다시 등장하는 아프리카는 마치 유럽 탐험가들이 도전 끝에 얻어낸 전리품처럼 묘사된다. 기존 세계사에서는 15세기 이전의 아프리카 역사는 애써 기술할 필요가 없는 분야로 취급됐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하나의 국가nation가 아니며, 이들 대륙은 남북한 면적의 150배이다. 미국․중국․유럽․인도․아르헨티나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메르카토르 세계지도는 남반구에 있는 아프리카 대륙을 실제보다 훨씬 축소시켜 보여준다. 저자는 아프리카 부족에 관한 기존의 연구와 문헌조차 아프리카 지역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시각은 엉뚱하게도 리비아 사람들이나 베르베르족, 투아레그족같이 스스로를 아프리카인이기를 부정하는 이들마저 아프리카인으로 소개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윤상욱, 시공사,  2012

이 책《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는 이처럼 왜곡되고 일그러진 아프리카의 역사를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하여 온전한 눈으로 아프리카의 정치․사회‧경제‧문화를 바라본다. 이 책은 서구에 의해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사의 미아’ 아프리카의 진짜 얼굴을 보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주 세네갈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하는 저자가 아프리카 땅에서 직접 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아프리카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기록했다. 왜곡되거나 가려졌던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밝히며 오늘날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고통과 모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아프리카의 빈곤과 저개발 문제, 소말리아 해적 문제, 전쟁, 기후변화 등을 살펴본다. 서구에 의해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사의 미아' 아프리카의 진짜 얼굴을 보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오늘날 아프리카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들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이 책은 먼저 아프리카의 저개발 문제를 살펴본다. 유럽 책임론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것이, 부패한 정부의 에고노미egonomy(자기 자신만을 위한 경제)다.

라이베리아의 촉망받는 여성 지도자 엘렌 존슨 설리프(Ellen Johnson-Sirleaf) 대통령은 2009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는 가난하지 않다. 다만 엉망으로 관리되었을 뿐(Africa is not poor, it’s just POORLY MANAGED)’이라며 이를 비꼰 바 있다.

 

김흥순
천주교청년연합회 민주화 활동
민통련 민족학교 1기 아태 평화아카데미 1기
전 대한법률경제신문사 대표
사단법인 세계호신권법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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