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멜로] 아무 곳도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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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멜로] 아무 곳도 갈 곳이 없다
  • 앤소니 드 멜로
  • 승인 2016.08.2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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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소니 드 멜로: 사랑으로 가는 길-6

Norihiro Tsuru - Last Carnival. ( Acoustic Cafe )

[앤소니 드 멜로: 사랑으로 가는 길-6]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마태오 8,20)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 저지르는 한 가지 실수가 있다. 그들은 항상 흐르고 있는 시냇물 같은 삶속에서 안정된 보금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당신이 그 사랑을 원하는 어떤 사람에 관해 생각해보자. 당신은 이 사람에게 중요하고 특별하며 그의 삶에 어떤 차이를 만들고자 하는가? 당신은 이 사람이 당신에 대해 배려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당신을 생각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눈을 뜨고 이 사실을 보라! 당신은 어리석게도 그들이 그들 자신을 위하여 당신을 붙잡으라고 초대하고 있는 것이며, 당신의 자유를 그들의 혜택을 위해 제한하며, 당신의 행동, 성장과 발전을 통제하여 그들의 이익에 맞도록 하려는 것이다.

마치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려면 나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 당신이 나의 기대에 맞춰서 살지 못하면 그때 당신은 나에게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김용길

당신은 어떤 사람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자유를 잃는다는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다른 사람의 곡조에 맞춰 춤을 춰야 한다. 만일 다른 이들이 당신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길 원한다면 그들이 당신의 곡조에 맞춰 춤춰야 하는 것처럼.

이제 잠시 멈추고 당신 자신에게 너무나 작은 것을 위하여 그렇게 많은 것을 지불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질문해 보라. 당신이 그의 특별한 사랑을 원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상상해 보라. “내가 내 자신이도록 자유롭게 나를 놔두어달라. 내가 생각하고 내 기호를 즐기며 나의 성향을 따르고 내가 좋아하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두어달라.”

이 말을 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이 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당신이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청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 사람을 만족시키는 과제에 당신이 종속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당신의 자유를 잃는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기 위하여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

아마도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사랑보다는 내 자유를 갖는 것이 더 낫겠다.”

감옥에 함께 있거나 자유롭게 홀로 땅을 걷는 것 중에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이제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라.

“나는 당신이 당신 자신이도록, 당신의 생각을 사고하도록, 당신이 좋아하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자유롭게 놓겠다.”

이렇게 말하는 순간 당신은 다음 두 가지 중의 하나를 관찰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는 이 말들에 저항하는 당신의 마음이 당신을 좌지우지하거나 당신이 매달리는 사람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람 없이 당신이 살수 없거나 행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당신의 가짜 믿음을 살펴볼 때가 지금이다.

또 한가지는 당신의 마음이 진실하게 이 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바로 그 순간에 모든 통제, 조작, 억압, 소유욕구, 질투가 떨어져나가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당신자신이도록 놓겠다: 당신이 자신의 생각을 하고, 자신의 기호를 맛보며, 자신의 성향을 따르고 자신의 선호에 따라 결정한대로 행동하도록 허락하겠다.”

그리고 당신은 또 다른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 사람이 자동적으로 당신에게 특별하고 중요한 사람이 되기를 그친다는 사실을. 또한 그는 일몰이나 교향악이 그 자체로서 사랑스러운 것처럼, 나무가 그 자체로서 특별하고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그늘이나 열매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닌 것처럼 그 사람자체로서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사랑 받는 존재는 당신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일출이나 나무처럼 모든 사람에게 속하거나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말들을 다시 말해봄으로써 그 사실을 시험해 보라:

“나는 당신이 당신 자신이도록 허락하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당신은 당신 자신을 자유롭게 놓는 것이다. 이제 당신은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이 매달릴 때에, 다른 이에게 당신이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굴레이며, 이 굴레에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존재 둘 다 종속되기 때문이다. 사랑은 오직 자유 안에서만 가능하다. 참다운 사랑은 그가 사랑하는 존재의 선을 추구하며 이 선은 특히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는 사람의 해방을 요구한다. 


앤소니 드 멜로(Anthony de Mello)
예수회 신부로서 인도 푸나에 있는 사다나 사목상담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18년 동안 피정 지도, 기도 연수, 영성 치료 프로그램 등에 중점을 두고 일했다. 지은 책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 <일분 헛소리>, <개구리의 기도>, <깨어나십시오>, <종교 박람회> 등이 있다.

<출처/ <사랑으로 가는 길>, 안소니 드 멜로, 참사람되어 200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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