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해서 절실해서 단식... 야당은 해결 의지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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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해서 절실해서 단식... 야당은 해결 의지 보여야"
  • 장훈
  • 승인 2016.08.2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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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 광화문 시국미사 발언: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분과장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분과장

장준형 사무엘 아빠 장훈 베드로입니다.

다른 거 없고요, 절실해서 그래요. 내 새끼 잃은 게 너무 절실해서. 모든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에요. 왜 단식하냐는 말씀들 많아요. 우리 가족들 내부에서도 단식 못하게 하려고, 일할 사람 없다고 와서 일해야 된다고 단식 하지 말고 그만하고 내려오라고 이런 사람들 많아요.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이 장소에서 단식을 하지 않으면, 내가 나중에 죽은 준형이 한테 올라가서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요. 특조위를 이렇게 끝장 내버리는 건, 도저히 제가 진상규명 분과장이기 때문에 준형이 앞에서 할 말이 없어서, ‘아빠가 할 때까지 해봤는데 정말로 죽기 살기로 해봤는데 그래도 안 됐어’라는 소리를 해야 될 것 같아서 하고 있는 거고요.

우리 집행위원장님이 여러 가지 이야기 많이 하셨잖아요. 야당 얘기도 하셨고 저는 국회의장님 얘기 좀 해볼까요? 법사위 소위원장이랑 다 내주고 국회의장 자리에 들어간 것은 직권상정 해달라고 해서 들어간 거예요. 지금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에 올라가 있어요. 직권 상정 해달라는 거예요. 해서 저번에 민주당원들 필리버스터 하는 것 보셨죠. 난 새누리당이 필리버스터 하는 꼴을 봐야 되겠어요. 직권상정을 올려서, 그런 의지를 보여 달라는 거예요. 야당한테. 숫자로 안 되면 세월호 자기네들끼리 야합을 해서 세월호 개정안이 부결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될 것 아니에요. 그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 거예요, 우리한테.

여론 모아오래요, 국회의장님이. 여론을 모으면 자기가 움직일 수 있대요. 국회가 절차가 있고 법도가 있고... 테러방지법 때는 왜 그랬을까요? 테러방지법 때 필리버스터 하고 있었잖아요. 자기들이 했어요. 그런데 왜? 지금은 더 많아요, 의석수가. 그런데도 절차가 있고 여론을 모아오라고? 우리 가족들이 여론을 모아올 수 있는 방법들이 뭘까요? 어떻게 해야 하죠? 어디 가서 불 지르나요? 어디 가서 폭파해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여러분들한테 호소 드리고 제가 먼저 굶고 저희가 먼저 고통 받으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방법밖에 없는 거예요. 제가 절실 하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이 마음으로 저희가 단식하고 있는 거예요.

저희는 ‘준형 아빠’나 ‘예은 아빠’로 단식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저희는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진상규명 분과장으로서 단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 개인의 아빠가 아닌 우리 가족협의회를 대표해서 저희가 단식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준형 아빠’로만 남고 싶지 않아요. 저 준형이 말고도 애가 세 명 더 있어요. ‘준형 아빠’일수는 없잖아요. 똑같은 거예요. 제가 진상규명 분과장이고 집행위원장이기 때문에 한 아이의 아빠일수는 없는 거예요. 내 자식 위해서 내가 여기서 저러고 있다? 말이 안 되는 거죠. 우리 가족들 우리 억울하게 죽은 우리 아이들, 아이들에게 뭐라도 밝혀주고 싶은 심정 때문에 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특조위 가면 맨날 욕합니다. 무능하다고. 조사 좀 잘하라고. 제가 그 역할을 해요. 특조위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게 저예요. 그런데 특조위가 있어야 할 것 아니에요. 그래야 배가 올라오면 조사를 하죠. 맨 처음 정부에서는 배에 구멍 뚫는다는 얘기 한 마디 안했어요. 지금 배에 구멍이 100개도 넘게 뚫렸어요. 또 선체 들어 올리다가 손상도 입혔어요. 특조위가 거기다가 걸면 안 된다는 곳에다 줄을 걸어서 손상을 입혔어요. 도대체 세월호가 뭘까요? 왜 그렇게 숨기는 걸까. 단순히 파란 지붕 사시는 언니의 7시간 때문에 숨기는 걸까요. 모든 얘기만 하면 그걸로 몰아가요.

정작 알고 싶은 건 그게 아니거든요. 왜 그 시스템 상에 구하지 않고 왜 아이들 304명이 죽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여줬냐는 거예요. 구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해경이 왜 먼저 가서 선원들부터 구했는지 이런걸 알고 싶은 거예요. 이런 게 절실한 거예요. 

돈이요? 그게 필요할까요? 제가 아들 몸무게의 금덩이를 갖다 놔도 제 아들하고 못 바꿔요 그만큼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생명이잖아요. 그런데 소중한 생명 304명이 그냥 수장이 됐어요.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123정장 한명 책임지고 있어요. 지금 3년형 받고 그 양반도 곧 있으면 나올 거예요. 3년 다되어가니까. 그 양반에게 해경에서 돈을 모아줬어요 불쌍하다고. 그게 우리 보상금하고 비슷해요. 

그러니 누가 나와서 얘기하겠어요. 특조위 위원들이 가서 물어보면 틱틱 거리기나 하고 ‘네가 뭔데 조사해’ 이런 소리밖에 안 한다고요. 그래서 특조위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좀 더 강한 특별법 저희 가족들이 원했죠. 하지만 여야 야합에 의해서 지금 현재 특별법이 생긴 거잖아요. 그런데 이 특별법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데, 야당한테 그래서 저희가 의지를 보여 달라고 희망을 보여 달라고 단식하고 여러분들한테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저희 가족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가만히 있으라 예요. 그대로 있어라. 가만히 있어라. 우리 아이들 ‘가만히 있어라’ 그 한마디에 다 죽었어요. 정치권에서 하고 있는 건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너희는 가만히 있어. 너희 가만히 있으면 우리가 해볼게. 해놓고 지금 20대 국회 벌써 세 달 지나갔어요.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무슨 협의체네, TF네, 엄청 만들어대요, 그런데 결과가 없어요. 우리는 결과를 받고 싶은 거예요.

저희 단식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집행위원장이나 저나 건강이 허락하는 한은 할 것입니다. 헌데 보시다시피 목발 짚고 다니고 별로 안 좋아요, 건강은. 그런데 너무 절실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예요. 해내는 거고요. 솔직히 뭐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일주일 굶으면 뭐가 먹고 싶은 생각도 들고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도 안 들어요. 좀 있으면 입에서 제주도 방언 나올 거예요. 삼다수만 마셔서... 그 정도로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삶의 의지가 없어진다고 그러잖아요. 그 상태까지 가고 싶진 않아요. 솔직히 왜냐면 남아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 아이들도 키워야죠.

하지만 야당이 되면 된다, 아니면 못하겠다, 이야기를 들고 와야 해요. 못하겠다고 하면 투쟁방식을 바꿀 거예요. 그렇게라도 싸울 거예요. 죄송합니다만 새누리당이 진상규명 다 해줄게, 우리 밀어줘, 만약입니다만, 우리 가족협의회가 그래? 너 가능해? 가능할 것 같으면 우리 가족협의회가 새누리당을 민다고 하면 물론 국민들에게 질타는 받겠죠. 그렇지만 진상규명은 되잖아요. 이 자리가 천주교 미사 자리이기 때문에 할 얘기는 아니지만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면 진짜 악마한테 내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니까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인 줄은 알아요. 하지만 그만큼 절실해요.

내가 보는 앞에서 내 새끼가 죽은 거예요. 그런데 제일 한이 되는 게 무엇인지 아세요? 4월 16일 날 밤에 제가 그 사고현장에 갔어요. 제가 수영을 못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뛰어들지 못한 게 아직도 한이에요. 구하려고 뛰어들지 못한 게. 그 때 진짜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고무보트 한 대 돌아다니고 있었거든요. 그런 거짓말들을 언론에서 까발리고 있고. 

아까 백남기 대책위 측에서 국회 탄원서 10만 명 말씀하셨는데 세월호 유가족처럼 탄원서 많이 넣는 사람도 없어요. 저희는 보통이 40만, 청와대에 서명지 70만 명 서명지 전달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모르잖아요. 청와대에 저희와 여러분들이 직접 서명한 70만 명의 서명지가 들어갔는데도 아무도 모르시잖아요. 

저들은 그냥 묻으려고 하는 거예요. 묻으면 잊혀 질까봐. 교실도 뺐잖아요. 좀 있으면 단원고라는 이름도 없어질 거예요. 왜? 잊혀지고 싶으니까, 잊고 싶으니까. 가해자들은 잊고 싶죠. 피해자들은 전 국민들은 잊을 수 없잖아요. 내 새끼 죽는 걸 내가 봤는데 그걸 어떻게 잊겠어요. 생방송으로 봤는데. 그런데 저들은 잊으라고 그래요.

절대 못 잊게 하기 위해서 단식도 하는 거고요. 야당이 답 들고 올 때까지 할 거예요, 진짜로. 4.16가족협의회에서 가장 독종이 세 명 있는데 그중에 두 명이 여기에 와 있어요. 가장 신랄하게 싸우고 가장 살벌하게 싸웠던 팽목항에서 가장 살벌하게 싸웠던 사람이 저입니다. 해수부 장관 멱살까지 잡고 꿇어앉힌 사람이 저예요. 그 자리에 고발 뉴스나 tv 보시면 나왔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여기에 앉아서 그들을 기다리려고요. 

야당 지도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올지... 그거 가지고는 안돼요. 정확한 답을 들고 와야죠. 직권상정을 해준다든지, 두 야당 세 야당이 합쳐서 어떤 방법을 가지고 어떻게 하겠다든지 이런 구체적인 사안을 갖고 와야죠. 야합하지 말고. 아니면 아예 못하겠다고 발 빼라는 거예요... 그게 내 생각이에요. 

그래야만이 이 단식 풀 겁니다. 진짜로. 뭐 모르겠습니다. 유민 아빠가 단식 풀고 싶어서 푼 게 아니니까. 그때도 건강상의 이유로 그런 거지만 제가 더 빨리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의지만큼은 확실합니다. 여러분의 눈빛을 보니까 여러분의 의지도 확실한 것 같아요. 너무 감사드리고 얘기가 너무 길어졌죠. 원래 신부님들 앞에서 얘기 길게 하면 혼나는데, 오늘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고맙습니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분과장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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