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철 시인이 만난 시
민방위의 날
-황선하
평화라는 이름의
털빛 고운
새는
병들었다.
민방위의 날.
대한민국 상공에
다급히 울려 퍼지는
섬뜩한
사이렌 소리.
나는
내 나라
내 땅에서
오도가도 못한 채,
끔찍한
가상의 세계에서
까맣게 절망한다.
『이슬처럼』(황선하. 1988. 창작과비평사)
*시를 만난 시인의 말
‘힘에 의한 평화’ 앞에 까맣게 절망한다.
그런 평화가 어느 역사에 있었는지 헤아려보느라
까맣다 못해 까무러친다.
그러하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예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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