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그 성당
_닐숨 박춘식
시골길을 가다가 성당 종각이 보이면
잠시 감실 앞에 꿇어
저의 모든 잘못을 펴 놓고 용서를 청합니다
이십여 년 전
경남 어느 시골 성당에 잠시 들어갔었는데
정갈한 묵주기도에 놀랐습니다
두 아줌마가 감실 앞에서
조곤조곤 개울물처럼 기도하는 음향에 젖어
제 마음도 소곤소곤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성당 본당신부는 매일 감실 앞에서
묵주 알을 넘기는 분임을 직감하였습니다
‘백성은 사제를 닮게 마련,
그래서 나는 사제들을 그 행실을 따라 벌하고
그 행위를 따라 갚으리라.’*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3년 2월 6일 월요일)
*공동번역 성서, 호세아서 4장 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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