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 밖으로 종말이 오는가
-닐숨 박춘식
‘그 때에는 세상이 하도 어지러워서
그 나라 백성
어느 한 사람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소.’*
서로 비비대며 돈 자루 껴안고 욕정으로 살면서
멱살 잡고 끼리 엉켜, 쥐어박으며 분탕질하더니
어느 날
음침한 인종이 죽음의 버러지를 퍼뜨리자
인(人) 인(人) 간격을 2m로 시행하라 명합니다
모세가 산에 오르자, 금붙이를 모아 빌딩 세우고
고마움을 비루한 욕설로 너저분하게 피식대며
참 사랑마저 흙 바람처럼 여깁니다
그때처럼 이 세상이 너무 넘** 더럽고 소란하여
온 나라 백성과 짐승까지
어느 한 사람도 마음 편안한 날이 없답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 공동번역 성서 2역대 15장 5절
** ‘너무넘’이라는 표기는 사전에 없는데, 저는 ‘너무 너무’를 세 글자로 ‘너무 넘’으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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