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데이: 가난한 사람들의 피로 수사들이 밥을 먹을 순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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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데이: 가난한 사람들의 피로 수사들이 밥을 먹을 순 없지요
  • 도로시 데이
  • 승인 2022.09.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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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데이의 빵과 물고기 13-아기는 항상 겨드랑이에 빵 한 덩어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사진출처=ilbenevincera.wordpress.com
사진출처=ilbenevincera.wordpress.com

교회의 역사 안에서 성인들은 되풀이하여 자발적 가난을 강조하였다. 모든 수도공동체는 가난과 엄청난 고난 속에서 시작되었으나, 젊음과 힘을 선한일에 바친 평범한 사제들, 형제들, 수사나 수녀들이 기쁨으로 고난을 받아들임으로써, “번창”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소유물과 건물들이 쌓일 때까지 부가 확장되었으며, 비록 공동체 안에 여전히 개인적인 가난이 있기는 하였지만, 공동의 부가 있게 된다. 그래서 가난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가난을 지키는 한가지 방법은 가난한 이들로부터 착취한 돈을 받지않는 것이다. 최근에 시성된 카프친회 수사인 사르디니아의 성 이냐시오의 이야기가 있다. 이냐시오는 수도원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탁발하기 위하여 배낭을 메고 나가곤 하였는데,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해서 재산을 모은 어떤 상인에겐 결코 가지 않았다. 부자인 프란췬은 성인이 자기집을 지나갈 때 성을 내었다. 자선할 기회를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주변의 눈총을 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수도원에 불평을 했으며, 그래서 수도원장은 이냐시오에게 탁발 나가는 다음번엔 그 상인에게도 가도록 명령하였다.

“그래요” 이냐시오는 공손하게 말하였다. “만일 신부님이 원한다면 가겠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의 피로 카프친 수사들이 밥을 먹게 할 수는 없지요.”

그 상인은 몹시 우쭐해하며 이냐시오를 대했고 그에게 앞으로도 다시 오라고 청하면서 많은 자선금을 주었다. 그러나 이냐시오가 어깨에 가방을 메고 그 집을 나서자 핏방울들이 가방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그 피들은 상인의 문 계단을 넘어 수도원으로 가는 길까지 계속되었다. 이냐시오가 가는 곳마다 핏물길이 그를 따랐다. 수도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수도원장의 발 앞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여기에 가난한사람들의 피가 있습니다”라고 이냐시오가 말하였다.

이 이야기는 세인트 루이스 <사회정의 평론>의 편집자로서, 사회정의 일꾼이며 위대한 가톨릭 평신도인 F. P 켄켈(또한 그는 피터 모린의 한결같은 친구였다) 이 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려있다.

켄켈씨의 논평은 오늘날 이 세계의 총체적인 위기는 돈에 대한 애착에 의해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극동과 근동(아마도 그는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모두에 대해서도 말했을 것이다)은 모두 피가 흘러내리는 큰 가방처럼 되어있다. 이 피 흐름은 그 대륙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금융적 경제적 이익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저런 사실들은 오늘날 자발적 가난의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나에게 지적해주는 것 같다. 최소한, 우리는 다른 이들에 대한 착취를 통해서 안락하게 살려는 것을 피할 수는 있다. 그리고 우리는 최소한 전쟁경제의 결과로 얻어지는 물리적인 부를 또한 피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모든 노동자들이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자기 차를 운전하는 생활수준의 향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대경제 전체가 전쟁준비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 상황은 분명 우리시대의 가난에 관한 중요한 논쟁들 중의 하나이다.

만일 한 사람의 안락이 미래의 수백만명의 죽음의 결과로 이루어진다면, 그 안락함은 충분히 대가를 치를 것이다. 실로 정직하게 말하자면, 전쟁(“방어”라고 잘못 불리지만)에 공헌하는 노력을 피하기가 매우 어렵다. 만일 당신이 옷을 만드는 직물공장에서 혹은 바지와 담요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한다면, 당신의 일은 여전히 전쟁에 매여 있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식량을 재배하거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 땅에 물을 준다면, 당신은 군대를 먹이게 되거나 군대에 입대하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게 될 지도 모른다. 만일 당신이 버스를 탄다면, 당신은 세금을 내는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구입하든지 간에 세금을 내게 되고 그러므로 실상 당신은 어떤 종류의 재화이든 거기에 애착하는 만큼 정부의 전쟁준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내어줌의 행동과 정신은 오늘날 세계의 악의 세력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며, 내어줌은 영적으로뿐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개인을 해방시킨다. 왜냐하면 할부 구매와 저당으로 노예상태에 놓인 세계에서 참다운 안전 속에 살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밑바닥에 가까이 사는 것뿐이다. 그것은 당신이 추락할 때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 않고 또 잃어버릴 것도 많지 않기에 그렇다.

그리고 미움과 두려움의 세상 안에서, 우리는 사랑이 가져오는 해방에 관한 피터 모린의 말들을 살펴볼 수 있다. 즉 “자발적인 가난이 그 해답이다. 우리는 자기자신을 벌거벗기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형제들을 볼수가 없다. 그것이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말이다.

<빵과 물고기>는 미국 메리놀선교회 출판사인 올비스사에서 1997년에 발간된 Dorothy Day의 <Loaves and Fishes>(빵과 물고기)를 '참사람되어'에서 2000년 3월호에 번역한 것입니다. 도로시 데이가 이 책을 쓴 것은 1963년으로, 가톨릭일꾼공동체 운동이 시작된 지 30년만에 운동의 시작과 일꾼들의 삶을 간결하고도 따뜻하게 회상하고 있으며 운동의 입장과 신앙과의 통합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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