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초대: 마틴 슐레스케와 순례자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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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초대: 마틴 슐레스케와 순례자의 영성
  • 가톨릭일꾼
  • 승인 2022.09.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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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 동영상 강의, 10월 7~25일 (8강)

“잠자리에 들어서도 주를 기억하고
잠에서 깨어나서도 주를 생각합니다.
주께서 나를 도우셨기에
나 이제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거이 노래하고자 합니다.”
(시편 63,6-7)

최근에 제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책은 <가문비나무의 노래>로 유명한 바이올린 제작자이며 ‘신비가’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마틴 슐레스케(Martin Schleske)입니다. “우리 가슴속에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다”고 고백하는 슐레스케는 바이올린에 사랑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지극합니다.

영성이 하느님에 대한 추상적인 관념 덩어리가 아니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사람들 속에서 민감하게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분 안에서 순간을 창조하는 것이라면, 슐레스케의 영성이야말로 살아있는,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순례자의 길이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슐레스케가 지은 <가문비나무의 노래>와 <바이올린과 순례자>라는 책은 아까운 음식을 조금씩 떼어먹듯이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그 언어가 섬세하고, 깊은 우물 속에서 찰랑거리는 맑은 물소리처럼 투명합니다. 바이올린의 첫음절처럼, 예민하게 하느님을 노래하며 숙성된 언어로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그러니, 슐레스케를 ‘바이올린을 만드는 신비가’라고 부르지 않을 재간이 없습니다. 어떤 신학도 이 언어처럼 감응을 주기 힘들 겁니다. 슐레스케는 <바이올린과 순례자>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전합니다.

“하느님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활동하고 계신다면, 왜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과 부합하지 않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각자 궁구하고 경험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 속에서 활동하시고, 모든 것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경험합니다. ... 우리는 때로 하느님이 하늘에서 내려와 전능한 손가락을 한 번 퉁김으로써 모든 일을 해결해 주었으면 하고 헛된 바람을 품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 사이의 관계는 그렇게 진부한 굴종의 역사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은 언제든 손상될 수 있는, 섬세한 소명으로 관계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높은 사랑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런 사랑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지혜, 활동, 힘과 연결됩니다.

하늘은 그 무엇도 억지로 열어젖히지 않습니다. 살며시 두드립니다. ”보라, 내가 문밖에서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안으로 들어가 그와 함께 먹겠다.“(묵시 2,20)

여기서 말하는 문은 내면의 문입니다. 열고 닫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아무도 억지로 열고 들어올 수 없습니다. 악기가 음악가의 목소리가 되어주듯이, 하느님의 조력자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일입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강의는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과 순례자>를 깊이 음미하는 작업입니다. 그분의 생각을 자복자복 따라 걷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강의 중에 슐레스케가 가문비나무에 새긴 목판화와 바이올린 제작과정, 바이올린 연주도 곁들이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그분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마음으로 슐레스케라는 장인의 음성을 재현하고 싶은 까닭에, 저 역시 강의를 준비하면서 두어 달 동안 슐레스케의 마음결을 고스란히 따라 걷기를 희망합니다. 이 시간 동안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무르익는 신앙을 우리 모두에게 기대합니다. 2022년 가을 이 영성강좌에 여러분들이 참여하시도록 초대합니다. 

2022년 가톨릭일꾼 가을강좌에 초대합니다

마틴 슐레스케와 순례자의 영성:
“닿을 수 없는 그분께 닿으려면”

◆ 강사: 한상봉 이시도로(가톨릭일꾼 편집장)
◆ 일시: 10월 7일(금)~11월 25일(매주, 8회)
◆ 교재: <바이올린과 순례자>(마틴 슐레스케, 니케북스, 2018)
◆ 강의 방법: 동영상 강의

-해당일에 동영상 강의를 열어볼 수 있도록 이메일로 동영상 링크 주소를 알려드립니다.
-강의록 PPT + PDF + 음성파일을 같은 날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 수강료: 8만원
송금계좌: 농협 352-1189-4554-13 한상봉(가톨릭일꾼)

◆ 수강신청 방법: 
아래 주소를 클릭해서 수강신청서 작성하시면 됩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1pAFkYlp9J9GmcCboo65VGR7vc0GFGvoCbBZXezxcUac/

◆ 강의 일정

1강-10/07 (금) 메타노이아: 연마된 연장
2강-10/14 (금) 음악: 마음 조율
3강-10/21 (금) 영감: 듣는 마음
4강-10/28 (금) 마음 인도: 영의 부름
5강-11/04 (금) 지혜: 하느님의 현존
6강-11/11 (금) 에로스: 생명에 대한 사랑
7강-11/18 (금) 신비: 힘의 원천
8강-11/25 (금) 아가페: 삶의 울림

◆ 강의 참고: 슐레스케의 언어

1강- 메타노이아: 연마된 연장

무딘 연장으로 일하는 바이올린 마스터가 나무에 대한 감을 잃어버리듯, 무딘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정작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을 등한시하고, 내버려 두어도 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수가 있습니다. 삶의 매 순간에 깃든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영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며, 현재에 살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삶의 결을 거슬러 살게 됩니다. 그런 삶에는 울림이 없습니다.(<바이올린과 순례자> 19p)

2강- 음악: 마음 조율

공명이 강한 바이올린은 손에 잡힐 듯 음을 빚어냅니다. 새로 내린 눈 위를 한 발 한 발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 눈이 압축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음이 진하고 농밀하게 뭉쳐지는 느낌이 납니다. ... 그런 울림에 공존하는 부드러움과 강한 힘은 성령을 경험하는 순간을 상기시킵니다. 하느님을 가까이 하는 진한 내적 경험은 부드러운 동시에 강한 힘이 느껴지는 경험입니다. 서로 모순되는 특성이 공존하지요. 이것이 바로 위협적이지 않은 힘의 신비입니다.(44~45P)

3강- 영감: 듣는 마음

연주자의 손에 들린 활이 바이올린의 현을 자극하면, 이 자극이 바이올린 몸통에서 공명을 만납니다. 인간의 마음도 바이올린 같은 공명체입니다. 마음은 삶이라는 콘서트 무대에서 연주되는 민감한 악기입니다. 바이올린은 몸통의 공명을 통해 현의 진동에 음색을 입혀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공명체입니다. 우리를 울리게 하는 것은 믿음입니다. 우리 마음이 믿음의 공명으로 울릴 때,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 있습니다.(112P)

4강- 마음 인도: 영의 부름

우리는 영원을 보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가슴속에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내 바이올린을 보면서 “당신이 나무에 울림을 넣었군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바이올린은 아름다운 소리로 울립니다. 하지만 울림은 임의로 넣고 뺄 수 있는 물질이 아닙니다. 울림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바이올린은 나무로 만들어졌고,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나무뿐입니다. 울림은 바이올린의 잠재력이며 가능성이지요. 바이올린에 잠재된 울림처럼, 우리 가슴속에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195~196p)

마틴 슐레스케(Martin Schleske) :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 학교로 손꼽히는 독일 미텐발트 국립 바이올린제작학교를 졸업하고, 뮐러-BBM 음향기술컨설팅회사 소속 바이올린 제작 연구소에서 공부했다. 이어 뮌헨응용학문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바이올린 장인 페터 에르벤의 작업실에서 일하다가 1996년 함부르크에서 바이올린 마이스터 시험을 통과했다. 현재 뮌헨에서 바이올린 제작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해마다 약 20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만들어 낸다. 세계 순회 연주를 하는 솔리스트들과 유명 오케스트라의 수석 주자들이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5강- 지혜: 하느님의 현존

하느님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깨닫는 것은 가능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알아가는 길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 마음을 쏟는 것만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닮아갈 때만 우리는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하느님을 지식으로 알아듣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 대신 그가 하느님을 어떻게 사랑하고, 그 사랑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행하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사랑은 우리를 찾는 자(추구하는 자), 성숙한 자로 만듭니다. 지식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 우리는 변화되고, 성숙한 신앙인이 됩니다.(222~223P)

6강- 에로스: 생명에 대한 사랑

보이지 않는 은혜의 날실들이 우리 삶을 관통합니다. 은혜의 실은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고, 떠받치고, 엮어 줍니다. 우리는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고,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 챙겨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은혜의 힘에 참여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께 연결됩니다. 함께 느낌으로써 우리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에 접속합니다. 이성은 함께 생각함으로써 하느님께 접속되고, 영은 기도로써 하느님께 접속합니다. 행동은 세심하게 배려하고 챙겨주는 태도를 통해 하느님께 접속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축복하는 조직의 일부가 됩니다.(236~237P)

7강- 신비: 힘의 원천

믿음은 허락하는 것입니다. 나는 기적이 일상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 기적을 허락할 수 있을 만큼 깨어 있고 싶습니다. 우리가 매일 애쓰는 일들에 은총이 덧입혀지고 거룩한 힘의 인도를 받기를 원합니다. 특별한 일을 경험하고도 그것을 평범한 일로만 여길 때 삶은 아름다움을 잃게 됩니다. 반대로 예외적인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고 믿을 때, 우리 삶은 빛을 잃게 됩니다.(286P)

8강- 아가페: 삶의 울림

하느님과의 상호작용은 바이올린의 현과 활 사이의 대화와 같습니다. 무한한 영적 세계에서 우리가 직접 받을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은혜가 흘러나옵니다. 하느님의 손에 연주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은 경험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들! 기도하는 마음에서 불안은 평온으로, 산만함은 사랑의 임재로 바뀝니다. 우리는 하느님에 의해 연주되어 세상에 선물이 됩니다.(311~312P)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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