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배설기관으로 사용하는 종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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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배설기관으로 사용하는 종족
  • 김선주
  • 승인 2022.08.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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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칼럼

불휘 기픈 남ᄀᆞᆫ ᄇᆞᄅᆞ매 아니 뮐ᄊᆡ。
곶 됴코 여름 하ᄂᆞ니
ᄉᆡ미 기픈 므른 ᄀᆞᄆᆞ래 아니 그츨ᄊᆡ。
내히 이러 바ᄅᆞ래 가ᄂᆞ니

<용비어천가> 2장입니다. 지금 같은 21세기 민주사회에서는 낯 뜨거운 글입니다. 하지만 천재적인 비유법이 사용된, 이 탁월한 문학적 기법은 지식인의 문학적 소양이 어떻게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데 활용되는지 그 탁월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인간의 뇌에도 항문이 있다면, 그 항문의 배설기능은 아마도 용비어천가를 쓴 당대 지식인의 문학적 소양 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식이란 정보나 데이터를 뇌에 많이 쌓아두는 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여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데 있습니다. 구약성서 <전도서>는 그것을 ‘지혜’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지혜로 발전하지 못한 지식은 기능적 지식에 불과합니다. 기능적 지식은 참과 거짓을 분별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기 편리와 이익을 위해 도구적으로 사용할 뿐입니다. 그래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분별력 없이 법조인이 되면 위험해집니다.

우리 시대의 검사와 판사의 머릿속에 있는 법조문은 지혜가 아니라 기능적인 지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그들의 뇌는 자기 편익을 위한 기계 장치일 뿐입니다. 인간과 세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아니, 오히려 해악을 끼칠 수 있습니다. 윤석열과 한동훈 류가 지금 그 해악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악에도 불구하고 그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 중의 다수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뇌가 지혜를 발하는 기관이 아니라 자기 감정을 배설하는 항문의 기능을 할 뿐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언론들의 작태를 보면 그들의 뇌가 항문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실과는 무관하게 자기 이익을 위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고 비호하는 기사를 부끄러움 없이 배설하는 자들, 이들의 뇌는 지혜를 담아 놓는 그릇이 아니라 단지 권력자를 향해 아부를 쏟아내는 배설기관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들은 사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자기가 지지하는 자의 거짓을 은폐하기도 합니다.

 

문학적 소양을 권력자를 위해 낭비한 <용비어천가>를 지은 당대의 엘리트들처럼 우리 시대 언론이라 부르는, 기자라고 부르는 글쓰기 기계들은 뇌를 배설기관으로 사용하는 자들입니다. 머리에 항문이 있으면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바지를 내리지 않아도, 겨울에 차가운 변기 위에 앉지 않아도, 음습한 계곡을 어렵게 닦아내지 않아도, 편리하게 배설해 버리니 얼마나 편리한 삶이겠습니까.

이 세상을 편리하게 살기 위해서 지혜 따위는 필요치 않습니다. 고뇌하는 지성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 타자를 위한 공동선이나 윤리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런 자들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됐고 그렇게 선출된 자가 머리에 항문을 달고 편리하게 배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이제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이 극심해져 분열하여 폭망할 것이라고 기대를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참 순진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국민의힘은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민주당보다 명맥을 더 오래 이어가며 끈질기게 살아남을 것입니다. 해파리, 말미잘, 멍게, 해삼류 같은 원시 생물들은 진화하지 않고 6억여 년을 생존해 왔습니다. 이에 비해 영장류인 인간은 겨우 450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래 살아남는 종일수록 뇌가 없거나 감각기능과 인지기능이 연결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인간도 그렇습니다.

윤리적인 사고나 인간과 세계를 향한 고뇌에 찬 삶을 사는 지성인보다 머리로 똥을 싸는 단순한 인간들이 훨씬 생명력이 강합니다. 이들은 지성의 이름으로 언론인의 자리에 있기도 하며, 신의 이름으로 종교인의 자리에 있기도 하며, 지도자의 이름으로 정치인의 자리에 있기도 합니다.

뇌배설을 하는 사람들의 배설물을 받아먹으며 공생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생관계 때문에 원시적인 단순성을 가진 이들의 생존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그 공생관계는 검찰과 언론, 파렴치한 목사와 순진한 교인 같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정치에도 이런 공생관계가 있습니다. 야당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여당의 논리 안에 협잡질로 공생하는 자들 말입니다. 이런 공생관계 때문에 민주당이 180석이나 되는 의석을 가지고도 지리멸렬했던 것입니다.

이재명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고등동물의 출현을 기대한 당원과 국민 77.77%의 염원의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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