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닥 빛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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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닥 빛살
  • 닐숨 박춘식
  • 승인 2022.07.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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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your-angelic-muse.tumblr.com
사진출처=your-angelic-muse.tumblr.com

한 가닥 빛살

-닐숨 박춘식

 

미역국에 빠진 하얀 강아지 잔털을 집어내어
얼추 6센티 길이를 노려봅니다
잔털의 끄트머리가 매우 가늘어
평화TV*에서 구약성경 해설을 하던 어느 사제의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라는 성구(聖句)가 번개처럼 잔털에 올라앉습니다

잔털은 만질 수 있지만 ‘연기’는 잡을 수도 없어
허망한 육신에게 허허로움을 느끼는 순간
근데
그 허허로움 안에서 매일 기도하던 혼백이
시방, 한 가닥 맑은 빛살로 변하면서
하늘 오르는 모습으로 반짝거립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7월 18일 월요일)

* ‘평화TV’의 바른 명칭은 ‘CPBC가톨릭평화방송’으로 회사소개란에 적혀있습니다.

** 야고보 서간 4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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