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오의 두 제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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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오의 두 제자 이야기
  • 닐숨 박춘식
  • 승인 2022.04.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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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포 폰토르모,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1525.
야코포 폰토르모,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1525.

‘엠마오’의 두 제자 이야기*

-닐숨 박춘식


집안도 부유층, 학벌도 최고위급 율법 학당 출신인
엠마오의 두 제자를
예수님의 많은 제자 중 엘리트(élite)로 추정하여,

기적과 말씀을 극찬하며 둘이서 토론도 했지만
엠마오 길에서는 부활 소식으로 허둥거립니다
느닷없이 낯선 분이 나타나 뜨거워지는 논쟁,
그분은 왜 부활 직후 뭇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까 등등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어 저녁을 대접합니다
그분이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린 다음 빵을 떼어 주는 순간
혼겁하여
억, 왔던 길을 되돌아 뛰어갑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온몸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하며
숨 가쁘게 예루살렘으로 달립니다
혼절한 정신을 추스르면서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4월 18일 월요일)

* 오래전부터 엠마오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제자들 중 가장 엘리트였다는 가상을 바탕으로,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루카복음서 24장 32절, ‘속에서’를 ‘<온몸> 속에서’로 다르게 적었음을 즉 성경에는 없는 단어임을 밝히면서 양해를 청합니다. 변명한다면, ‘속에서’라는 단어 앞에 ‘온몸’을 넣어 시감(詩感)의 깊이를 더 느끼시리라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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