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시 모비처, 내 친구들 같은 성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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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 모비처, 내 친구들 같은 성인들
  • 지나 크리스티안
  • 승인 2022.03.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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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 모비처

청년 예술가 그레이시 모비처(Gracie Morbitzer)는 대학 룸메이트를 모델로 사용하고, 중고품 가게에서 구한 나무판에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그는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성인들에게 현대적인 새로운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의 <현대적 성인들>(Modern Saints) 컬렉션에는 신자들에게 잘 알려진 리지외의 소화 데레사부터 덜 알려진 성 리드비나까지 70명이 넘는 성인의 이콘이 등장합니다.

전통적으로 성인들의 초상은 유럽의 특징과 그 시대의 의상을 입은 다른 세상의 시선으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모비처는 상상력을 발휘해 이 성인들을 미국의 백인뿐 아니라 흑인이나 라틴계 인물, 원주민 등 다인종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성인들은 튜닉 대신에 티셔츠를 입고 있으며, 머릿단은 종종 헝클어져 있고, 파란 머리의 성 잔다르크, 가죽 재킷을 입은 성 세실리아, 척 테일러스의 과달루페의 성모 등 많은 이미지가 일종의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들의 거룩한 엉덩이, 찌푸린 눈썹과 애처로운 표정은 성인들을 취약하고 우리가 접근하기 쉬운 존재로 만듭니다.

 

Mary
Holy Family

이처럼 성인들을 “현대적이고 일상적인 인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모비처가 상상한 프로젝트의 요점입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미술학교 기숙사 방을 꾸미고자 하는 열망에서 촉발되었습니다. 최근에 Columbu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미술 학사 학위를 마친 오하이오 출신인 모비처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은 평생 가톨릭 신자로 자라왔고, ‘무료 나눔 상자’에서 찾아낸 “두 개의 작은 목판”을 사용하여 자신의 디자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러나 이미지를 복제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몇 시간 동안 스크롤”을 하다가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너무 다양한 스타일을 발견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디자인을 정할지 결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예수를 흰색 티셔츠에 그려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곧이어 모비처는 가죽 재킷을 입은 마리아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의 방과 소셜미디어에서 마리아와 성인들의 이콘을 발견한 친구들은 자신들의 수호성인도 그려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모든 룸메이트들을 모델로 성인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처음으로 모비처가 그린 성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관심을 갖고 물어 보았습니다. 이를 두고 모비처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한테도 믿음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통해 복음화의 길로 접어든 순간이었습니다.”

모비처는 이런 성인들의 이콘이 “우리 모두가 그들과 같은 성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St. Cecilia
Thérèse of Lisieux

몇 가지 미술사 과정을 제외하고 모비처는 도상학을 구체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그는 연구와 직관 그리고 자신의 깊은 신념에 의존하여 성인들의 초상화를 그립니다. 모비처는 먼저 주어진 성인의 삶을 조사하고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그 성인의 가장 중요한 성격의 한 부분을 골라냅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아는 사람들부터 다양한 민족의 일반적인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참조할만한 것들의 혼합”이라고 부르는 방법에 따라 이콘을 스케치합니다. 그이는 아크릴 물감을 선호하지만 “몇몇 의뢰에서는 금박을 사용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모비처는 자신의 작품을 웹사이트(ModernSaints.com)에 올려놓았으며, 여기에서 각 성인들에 대한 간단한 전기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임 큐레이터이기도 한 모비처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계속해서 성인들을 새롭게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최근에 성녀 글라라의 이콘을 의뢰한 주문자의 반응은 모비처의 예술적 사명을 잘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완성된 이콘을 본 그 사람은 “이 이콘의 이미지는 성인들이 얼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고, 나 자신에게 진정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모비처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인들의 인간성과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오늘 여기에 있었다면 현재의 고통 속에서 우리에게 무엇이라고 말할까요?” 

[출처] catholicphilly.com

지나 크리스티안(Gina Christian)/화가

 

현대의 성인들

그레이시 모비처

 

나의 프로젝트는 <The Modern Saints>라고 불리며,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이콘의 스타일을 사용하여 성인을 현대 세계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그리는 초상화 그림 시리즈입니다. 그 성인들은 전통적인 이콘에서 업데이트된 모습일 뿐만 아니라, 더 사실적으로 그렸고, 나이와 민족을 수정하여 실제 출신지가 표시되도록 했습니다. 저는 이 그림들이 현대 세대에게 어필하여 교회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Juan Diego

더 중요한 것은 교회가 예나 지금이나 그들과 똑같은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놀라운 인물들이 자신들과 같은 배경과 상황에서 살아왔으며, 어쩌면 우리도 그들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들은 그들 자신의 일상생활의 롤 모델로 성인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그려진 성인들의 이콘은 비현실적이며 사람들은 늙고 감정이 없고 일반적으로 흰색이며 2차원적으로 보입니다. 내 생각에 이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적인 성인 이미지는 현대인들이 교회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요소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신앙 안에서 자라나 다양한 대학 세계에 빠져 들었을 때, 저는 많은 급우들이 신앙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행복하고,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고, 수용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으로서, 나는 종교인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을 발견하고 낙담했습니다.

나는 새로운 방식으로, 성인들에 대한 다른 이미지를 그들에게 계속 보여주고 싶습니다. 나는 갖가지 모양과 크기를 가진 낡은 나무 조각에 그림을 그립니다.

예를 들어 중고품 가게의 나무판들처럼 사람들에게 잊혀진, 무서지고 흠집이 난, 그래서 무시되는 물건에서도 특별한 것이 나올 수 있고, 그 안에서도 거룩한 무엇이 발견될 수 있다는 개념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Ω

[출처] artistsinspireartists.com

*이 글은 종이신문 <가톨릭일꾼> 2022년 봄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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